마루야마丸山
산행장소 >>> 일본 사이타마현 오쿠무사시에 있는 아시가쿠보 마루야마
산행거리 >>> 11.35 km
산행시간 >>> 휴식포함 5시간 30여분 <산행만 4시간 20분>
산행일시 >>> 2008.5.4. 일요일
일본의 골덴위크를 맞이하여 사람들이 해외로, 국내에선 여기저기 절경을 찾아서 나들이를 나간다.
그래서인지 기차안에는 가족단위로 또는 연인들끼리 놀러가는 사람들로 엄청 붐볐다.
날씨 또한 좋은 날.
오쿠무사시에있는 아시가쿠보를 다녀왔다.
집에서 9시20 분 출발해서 아시가쿠보역에 도착이 12시 10분전이니 2시간 30여분 걸렸다.
가는 방법>>> 세이부선을 타고 아시가쿠보에서 하차
표고 317미터의 청청한 고원지대라서 맑은 공기.
아시가쿠보 과수 공원촌이 있어 유명한 곳이다.
과수원등 농원이 많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인데 근처의 딸기 하우스를 가보니 철이 지난 것 같다.
가을이면 사과,여름이면 포도 수박등 많은 과일들이 생산되고 있다/ 역에서 도보 15분거리
마치 스위스의 알프스같은 아름다운 산속의 풍경이 펼쳐진다.
가파른 산 중턱에 위치한 농가들과 아름다운 정원.
그리고 이름모를 새소리가 맑은 하늘에 울려 퍼진다.
이토록 많은 새소리를 가깝게 들어본 적이 없었다.
산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만 들리는 참으로 아름답고 고요한 곳이다.
한시간 정도 오르니 본격적인 산길이 나온다. 산 양 한마리가 있다.
목에 걸린 줄을 보니 기르는 것 같았다.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가 겁도 없이 산양을 쓰다듬어 주니 반갑다고 응답한다.
아마도 인적이 드문 곳에서 홀로 심심했다 보다.
산 중턱은 초여름처럼 약간 더운 날씨라서 겉 옷을 벗었다.
어느 집이던가... 정원 앞 길가에 커다랗고 아름다운 보탄이 피여 있다.
이름모를 새소리가 너무 좋고 꽃이 이뻐서 발걸음을 옮기고 싶지 않은 곳이었다.
긴 아스팔트 길이 끝나고 작은 산길이 눈앞에 나타났다.
밝은 태양이 비추는, 문명에 오염되지 않은 산이 아름답다.
어느 동화에나 나올 법한 환상적인 산속의 정경이다.
산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꽃이 가득한 동네를 지나고 있는 우리들은 행복한 충만감을 가졌다.
어느 오케스트라가 저 낭랑한 산새소리들을 그대로 재생해 놓을 수 있을까 싶다.
조물주의 절묘한 작품 솜씨에는 늘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절경과 산새들의 교향악을 들으면서 걷는 산길은 즐겁기만 하다.
좁은 길이 끝나니 트럭협회가 정비했다는 큰 길이 나온다.
그 길을 빠져 나오니 도로가 나온다. 해발 800미터인데?
아마도 임업,즉 목재운반을 위한게 아닐까 싶었는데 그뿐이 아닌 것 같다. 근처에 시민을 위한 광활한 숲공원도 있다
여기서 삼십여분만 걸으면 정상.
<현민의 숲> 공원에서 다시 내리락 오르락을 두어번하니 마루야마丸山 정상이다.
정상에 오른 시각은 2시20분이다.
쉬지 않고 천천히 걸으면 2시간 20여분 거리.
표고 960미터.
정사 표지목 옆에 구조물은 전망대이다.
주위가 숲에 둘러 쌓여서 안보이니 이런 기묘한 이층의 전망대를 설치해 놓았다.
전망대 안은 얼음이 조금 남아있는 걸 보니 밤이 되면 온도가 급강하 하나 보다.
과연 2층 전망대에서 보는 전망은 기가 막히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한층 더 다까이 있는듯한 느낌이다.
2시 20분경 이곳 잔디밭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작은 야생화가 아름답게 피어 있고 울창한 숲에 둘러쌓여 있는 곳에서 잠시 누워서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다 보았다.
하늘을 바라보면 늘 그 파랗고도 깊은 우주 속에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다.
정상에서 한참을 쉬고, 3시 20분경에 하산을 했다.
정상의 포근함과 식후의 노곤함에 젖어 있다가 결국 3시를 넘어서 오노자카쪽으로 하산했다.
오노자카, "자카"라는 말은 높은 언덕이란 뜻으로 새재같은 의미이다.
한국의 문경새재 같은 그런 높은 곳이다.
처음엔 낙엽송이 나오더니 40여분 지나니 오노자카, 여기를 지나서 마을까지는 조림된 오직 삼나무 천지인 곳이다.
표고 850미터인 오노자카에서 바라본 풍경
한국사람들이야 전망대의 소중함을 모르겠지만 여긴 삼림이 울창하다보니 전망이 좋은 곳을 찾기가 어렵다.
어딜 가도 크고 빽빽한 나무에 둘러 쌓여 있는 것이 일본산의 특징이다.
여기서 부터 마을까지는 오직 삼나무......
여긴 예전에 티비에 나오던 곳이다.
일본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린 독가스 사건의 오움 진리교 단체가 있던 곳이다. 결국 철거되었지만.....
사이비 종교는 어느 세계를 막론하고 있나보다.
사이비라.
뭐가 사이비고 뭐가 정통이련가.
눈에 안보이는 세계를 가지고 인간의 나약함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우는 사람아닌 사람들,,,,,
정통이나 사이비를 막론하고 그런 인간은 어디나 다 있는가보다.
어느 고명한 철학자가 그랬지.
만약에 신이 없다면 성직자라고 칭하며 활개를 치던 자들은 다 악랄한 사기꾼이 될거라고 ......
뭐~~~ 그런 끝도 없는 종교 이야기를 아내와 둘이 하면서 하산했다.
어느 길이던 소박한 믿음이 있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소원을 빌고 가던 사람들이 떠오른다.
작은 동전들이 모여있는 소박한 신앙이 보여진다.
한국은 돌탑이련가.
언제부터인가?
그 소박한 믿음을 어리석다 하지 않고 소중하다고 생각하게 된게...
나역시 산길 가다가 돌탑이있으면 돌하나 얹어 놓으면서 소원을 빌곤 했다.
그건 우상에 대한 숭배도 미신도 아닌 소박한 마음의 발로인게다. 내 마음의 기도이고、
계곡이 보이고 차거운 물이 흐르는 곳에서 족욕을 했다.
발을 담그니 너무 시리지만 기분은 상쾌하였다.
계곡의 물흐르는 소리가 제법 요란하다.
샘에서 나온 물이 이렇듯 개울을 이루고 강을 이룬다.
차밭이 보이는 걸 보니 민가가 멀지 않은 것 같다.
긴 삼나무 터널을 벗어나니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산을 다 내려와서도 삼사십여분을 도로를 따라 더가니 역이 나온다.
역에 도착하니 5시 30분이다.
휴식 포함 5시간 반의 등산이었다.
아이가 있어서 천천히 한 산행인데 딸아이도 이젠 제법 오르내리는 힘이 생겼다.
아내와 아이에겐 자연의 아름다움과 등산의 묘미를 터득하여 주길 바라는 마음인데.....
휴식없이는 4시간 20여분거리이지만 ......
귀가하는 길은 피곤했다.
시골 기차는 느리고, 연휴를 즐기러 온 사람들은 열차 가득히 붐비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