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고가 등산용품 유감

世輝 2008. 6. 21. 11:06

 

 

 

 마이산

 

 

 산행을 하다 보니 많은 이들이 몇십만 원짜리 고어텍스라고 쓰여 있는 고급브랜드를 몸에 휘감고, 고급 등산화를 신고 다니는 것을 보게 된다. 캐나다의 '아크테릭스'나 이탈리아 '몬츄라' '잠발란', 스위스 '마무트', 스웨덴의 '하글롭스' 등 각국의 유명 브랜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은 '아웃도어 명품'으로 꼽히며 초고가를 형성하고 있다. 모자부터 배낭, 스틱 등 풀세트로 장만하면 400만~500만 원에 달한다,

 

어느 기사를 보니 아크테릭스의 경우 재킷의 미국 가격은 599달러인데, 국내에선 114만 원에 팔리고 바지도 350달러짜리가 62만9000원, 499달러 배낭은 110만 원에 팔린다. 거의 2배에 육박한다.

 

마무트 재킷도 미국에서 479달러에 팔리는데 국내에선 96만원으로 1.8배쯤 된다. 
몬츄라도 역시 예외는 아니라고 한다.
이런 해외 브랜드 가격 수준에 맞춰 국내 아웃도어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국내 브랜드뿐 아니라 노스페이스 등 상당수 라이선스 브랜드의 경우 임가공 비용이 싼 중국과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도 가격을 해외 명품 수준으로 받으니 국내등산인들을 봉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요즘은 짝퉁도 많이 나와서 진위를 구별하기 힘들지만 하여튼 산에서 만나는 이들을 보면 다들 부자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풍기는 외모는 그리 고급이 아니라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한결같은 거시기 브랜드 일색이라서 식상하기도 한다. 히말라야를 가는 것도 아니고 당일치기로  산에 가는데 왜 그리 비싼 용품을 고집할까.

 

아마도 남에게 뒤지지 않고 싶은 욕망과 과시형이 아닐까 싶다. 어떤 이들은 그 비싼 등산복을 구입하기 위해 할부로 사거나 돈을 몇 달 모으기까지 한다고 한다.

 

그리 대단한 산을 가는 것도 아니고 영하 몇십도로 떨어지는 곳을 가는 것도 아닌데 다들 고급브랜드를 고집한다.

 

그들은 "물건이 역시 좋기 때문이다"  라고 항변한다.

 

나는 일년에 몇 달을 일본에서 보낸다. 일본의 산에 오를 때 등산객들의 등산복이나 신발을 보면 검소하기 그지없다.

 

해발 1500미터 이하의 산에 오르는 보통 일본인들의 옷은 그저 평상복 차림이다.

 

제대로 된 고급브랜드를 발견하기가  많지 않다. 대신 위험한 때와 위험한 곳을 피해 다닌다. 국민소득 4만 불인 부자나라 일본의 검소함이 잘 드러난다.

 

방면의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원단 차이는 거의 나질 않는다고 한다. 다만 브랜드 가치와 광고비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비싸다는 것이다.  과연 그들이 가족을 좀 더 생각하고 미래를 더 생각한다면 그렇게 과용할 수 있을까?  분수에 맞는  생활을 했으면 싶다. 그리고  국산 브랜드의 옷을 입은 사람들도 무시하지 않았으면 싶다.   

 

유행따라 고급브랜드를 찾는 것은 이 나라의 고질병인데 뭘 탓하랴 싶다. 초등학생 때부터 고급브랜드와 휴대폰으로 치장한 이 나라 국민들은 지기 싫어하고  남에게 과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처럼 고유가에다가  지구온난화와 자원고갈이 눈앞에 훤히 보이는 이 시대에도 거리낌 없이 소비하고 다니는 대한민국사람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대형차를 몰고 고급 명품을 가져야만 행세깨나 할수 있다고 믿는 이들이 가엾기조차 하다.

 

지구온난화문제가 대두되어 이상기온과 재해가 급증하는데 천연덕스럽게 아무런 죄의식없이 나 홀로 차를 몰고 놀러 다니는 이들도 문제이다. "내 돈 내가쓰는데 상관하지 마"라는 식의 항변은 이미 이 지구의 위기 앞에 그 위세를 떨구어야만 하지 않을까 싶다. 그 값비싼 브랜드, 아이시절부터 의 휴대폰비, 자동차구입비와 운영비등을 다 합치면 노후자금은 가볍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제 지구를 생각하고 노후를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좀 더 절약했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