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커플<애인>
수락산
산행 커플 >>>애인
오래전부터 한국사회에서는 애인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이야기가 있다. 그저 지나가는 우스갯소리로 들었는데
몇 년 동안 산이 좋아서 이곳저곳 산악회를 돌아다니다 보니 이상한 커플들이 눈에 띈다. 원정산행을 가게 되면 항상 옆자리에 붙어 앉아 있어서 처음에는 그저 친하려니 하는 생각이었지만 그 이상의 관계라는 것이 주위 사람들의 귀띔이다. "둘 다 돌싱일까?" 하는 생각도 잠시, 그렇지 않다고 한다. 돌아온 싱글, 즉 이혼이나 사별하고 혼자가 된 이들을 돌싱이라고들 한다. 어떤 이들은 산행하는 이들의 대다수가 이런 관계라고 오해들을 하고 있지만 그것은 아니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거리낌 없이 관계를 과시하는 이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고 뒤에서 은밀하게 연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야 누가 알겠는가.
일박이일 제주도에 다녀온 산방 친구들에 의하면 어떤 두 커플들이 밖에서 자고 뻔뻔하게도 아침에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연실색한 적이 있다.
또 다른 이야기. 몇 달 전 북한산 상장능선을 다녀온 후 불광역 근처 해물집에서 뒤풀이를 하는데 맞은편에 있는 게 이름하여 러브호텔이었다. 다정스레 그 안으로 들어가는 등산복 차림의 남녀, 한참 후에 또 다른 등산 커플이 또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세상이 저런 것인가 싶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가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는 절대 아닐 거라고 생각하지만 하지만 현실은 꽤 비관적이다. 얼마 전에 조선일보와 한국성과학연구소, 한국화이자, 리서치플러스가 기혼여성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63%가 ‘남편 이외의 남성과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고 대답했다. ‘반반’이라는 응답도 21%에 달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답한 비율은 16%에 그쳤다.
어떤 중년 주부의 이야기, 친구들한테 연하의 애인이 있다고 하면 미쳤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요즘은 꽤 능력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고도 하는 요즘 세태.
결혼을 영원한 ‘약속’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늘면서 외도와 이혼이 부쩍 늘고 있는 것 같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어나고 경제력이 생기면서, 결혼과 애정에 대한 생각이 과거보다 자유로워졌다는 것이다.
배우자 몰래 어느 정도 즐기는 것도 가정을 지키는 한 방편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그리 행복하지 않은 결혼 생활 속에서 지내다가 밖에서 애인을 만나고 즐김으로 해서 적당히 가정을 지킬 수 있었다는 이야기. 다들 마지막까지 배우자를 속이고 감쪽같이 그런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고 하지만 언젠가는 꼬리가 잡힐 수도 있게 되는 게 지금까지의 인간사가 아니던가.
만약에 바람피우는 그대들의 배우자가 그런 불륜에 빠져들었다고 해도 관대할 것인가? 그럴 수도 있다고, 밖에서 가끔씩 만나서 즐기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아내가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남자와 외도에 빠져 밖으로만 돌고 있다고 하소연하는 남자들이 꽤 있다. 아내의 외도가 늘면서 이혼과 체념 사이를 오가며 숨죽이는 남편들이 늘고 있다. 자식들 때문에 혹은 재산분할 때문에, 남의 눈을 의식하여 체념하고 그냥 모른 채 살아가는 부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아내의 외도에 대한 남편의 반응은 대략 네 가지로 분류된다고 한다. 첫 번째, 아내의 외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불같이 화를 내고 갈라설 것을 요구하는 남편. 두 번째, 이혼은 하지 않으면서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상대를 찾아가 협박을 하는 사람도 있다. 세 번째, 아내의 외도를 아예 모른 체하며 회피한다 네 번째, 아내를 용서하고 받아들인다.
예전엔 보따리 하나 들려 집에서 쫓아내는 유형이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은 회피하거나 용서하는 남편들이 크게 늘었다”라고 말했다. 가정을 깨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아내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 사이에서 갈등하며 매일 속이 터진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가 확산되는 데는 외도를 하는 불륜을 미화한 드라마나 영화의 탓도 크다.
지금도 매일 드라마에 나오는 중년남녀들의 낯 뜨거운 애정행각과 외도는 더 이상 논란거리도 아니다. 인터넷은 이러한 만남을 쉽게 한다, 애인이 있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동창회 사이트나 채팅과 동호회 카페 등을 통해 상대를 만났다고 한다.
산행을 하던 중 어떤 여성분들에게 그런 로맨스가 어떠냐고 하니 "적당한 로맨스라면 할 마음은 있다"라는 게 답변.
사람들 마음에 어느 정도 그런 만남과 야릇한 상상을 할 수는 있어도 실행에 옮기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고 위험한 일이다. 배우자와 자녀들이 있는 가정이 있는 사람들이 어찌 그런 파렴치한 행동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 본다.
산에서 자기를 과시하려는 사람들은 고급브랜드의 의류와 장비로 치장하게 된다. 상대에게 잘 보이고 싶고 가진 것 이상으로 과시하려는 사람도 있다. 그저 산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말하고 싶다. 그저 산친구로 남고 , 가끔 차 한잔 마시면서 세상이야기 가볍게 할 수 있는 친구라면 문제가 다르다.
잘못된 만남과 불륜 때문에 수많은 가정이 파탄 나고 배신당하고 버림받은 배우자들 때문에 고통당하는 이들이 있다. 가정이 위험에 처하면 가장 피해를 보는 게 아이들이다. 결손가정이 되고 부모의 이혼으로 말미암아 비뚤어지는 아이들의 수가 대단히 많이 있다.
가정은 이 혼란한 시대에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인 것이다. 자기 혼자만의 욕망과 즐거움을 위하여 벌이는 불장난이지만 그 배우자의 처절한 심정을 생각해 보았으면 싶다. 잘못된 욕망은 절제할수록 빛나는 것이고 그 힘은 고스란히 가정으로 돌아간다. 그런 정열과 사랑을 가정에 보탠다면 그 가정과 부부사이는 더 활력 있고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극히 일부의 몰지각한 사람들이 산꾼들을 욕되게 만드는 행태가 없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