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輝 2011. 11. 2. 00:11

국립공원 지리산/피아골 단풍산행

◈ 소재지 :전남 구례/경남 하동

날짜 : 2011년 11월1일 화요일

 

산행시간(중식 포함) 5시간

11:30~4:30

 

성삼재-노고단-돼지령-피아골 삼거리-피아골산장-피아골-직전

 

11:24성삼재

노고단 대피소 11:51

12:00노고단공터

12:15노고단 정상

12:25노고당 공터 회귀

식사 30여분

1시 05출발

1:38피아골 삼거리

2:29피아골 대피소

3:30구계포교

3:35삼홍소

4:25직전마을

 

 

 

 

 

 

 

 

 

 

 

 

 

 

 

 

 

 

 

 

 

 

 

 

 

 

 

 

 

 

 

 

 

 

 

 

 

 

 

 

 

 

 

 

 

 

 

 

 

 

 

 

 

 

 

 

 

 

 

 

 

 

 

 

 

 

 

 

 

 

 

 

 

 

 

 

 

 

 

 

 

 

 

 

 

 

 

 

 

 

 

 

 

 

 

 

 

 

 

 

 

 

2011년 11월 1일 화요일

성삼재 ~ 노고단정상 ~ 돼지령 ~ 임걸령삼거리 ~ 피아골대피소~삼홍소 ~ 통일소 ~ 연곡사( 산행시간 : 5시간 )


피아골이란 이름은 옛날의 슬픈 역사 속에 이곳에서 죽은 이의 피가 골짜기를 붉게 물들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지만, 이곳 직전마을에서 오곡 중의 하나인 피를 많이 재배했기에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피밭골(稷田) 피아골로 변한 것이라고 한다.

 

조정래의 태백산맥에 나오는 이현상의 남부군 빨치산의 지리산 투쟁이 생각 나기도 하는 곳이다.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저항하다가 토벌군에 의해 사살된 이들의 붉은 피와 군인들의 피가 빨갛게 계곡을 흘러갔다는 슬픈 이야기가 생각나는 곳이기도 하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동족 상쟁의 쓰라린 비애가 있던 곳이다.

피아골단풍은 국내에서 가장 아름답고 붉다. 그래서 곧잘 핏빛 단풍이라고 한다.

해마다 10월 말에는 전국에서 모이는 등산객들이 피아골 단풍제를 지내는데,

이 산신제는 1977년부터의 연례행사이다.

 

듣기만 하여도 가슴 설레는 피아골의 가을 단풍.

올해는 전국적으로 가물어서 단풍이 좋지 않지만 피아골은 역시 감동을 준다.

 

 

11시 24분.산행을 표고 1080미터인 성삼재에서 시작했다.

성삼재에서 노고단대피소에 이르러서 가벼운 점심을 하고나서 포장길을 한참 올라

오른쪽 출입통제 안내판이 서있는 곳에서 능선과 합류하는데, 바로 성삼재-종석대를 이어 온 백두대간마루금이다.


성삼재에서 빠른 걸음으로 가니 25분에 노고단대피소에 11시 51분에 도착.

대피소에서 20여분에 에고단 정상석과 돌탑이 함께 있는 정상에 도달했다.

시게를 보니 12시15분.


대피소 취사장 옆의 돌길을 올라 노고단 고개에 닿으면

전망이 확 트이며 저 멀리 천왕봉과 반야봉의 늠름한 모습이 보인다.

다시 노고단을 내려와 식사를 하고 1시 5분경에 출발.

반야봉 쪽으로 정면으로 내려서며 본격적인 주능선 길로 접어드는데, 쉽고 평평한 길이다.

 

선두에 서서 빠른 보행으로 앞을 치고 나갔다.

 

이번에는 게곡에 들어가서 좋은 경치를 찾아서 사진에 담고 싶어서 였다.

벌써 낙엽이 다 저버린 숲 길을 벗어나니 이내 돼지령에 닿는다.

 

1시 38분 피아걸 삼거리에 도착했다.

 

이곳 이정표에는 피아골 삼거리라고 쓰여져 있지만 임걸령 삼거리라고들 흔히 말한다.

이곳 삼거리에서 주능선 길을 가지말고 오른쪽 피아골대피소 방향으로 들어서야만 한다.

 

뛰다 싶이 걸어가니 노고단에서 33여분이 걸렸다. 여기서부터 직전마을까지는 넉넉잡아 3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가뭄으로 인해 채 피기도 전에 말라버린 단풍나무들이 애처롭게 보이다. 고원의 작은 나무 숲을 들어서면

가파른 계단길이 나오고 한참을 내리 걷다보면 불로교가 나온다.

임걸령에서 대피소까지는 50여분정도 걸렸다.

 

3년전 이 내리막길은 온통 환상적인 단풍이 뒤덮여 있었건만 올해는 저만치 아래로 단풍이 내려갔나 보다.

그래도 군데군데 단풍이 남아 있어 아쉬운 마음을 달래준다.

 

피아골 대피소에 도착했다. 하지만 기대에 못미친다.

 

잠시 쉬다가 다시 다리를 건너 가니 이내 폭포 위의 빨간 단풍이 가던 발검을 멈추게 한다.

그곳으로 들어가 한참 사진을 찍다가 다시 나와서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조금 지나서부터 마치 빨갛고 파란 단풍이 계곡에서 장관을 이룬다.

 

풍광이 수려한 이곳, 피아골 단풍은 아름답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부터 느긋하게 사진을 찍고 선두일행과 헤어져서 나만의 시간을 보냈다.

 

단풍과 폭포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계곡으로 들어가 보았다.

 

계곡 양옆에는 벌거벗은 앙상한 가지가 있고

군데군데 단풍이 가는 가을을 아쉬워하며 멋진 풍광을 연출해내고 있었다.

시원하게 폭포가 떨어지고 .....


 

 

등산로를 벗어나니 고요한 지리산의 계곡이 보인다.

등산객들의 발길이 잦기만한데도 피아골은 자신의 뽀얀 속살을 보이기가 수줍은가보다.

오염되지 않은 고요한 계곡 속에서 흘러가는 만추의 피아골 모습을 디카에 담았다.

그리고 그 선경의 세계에서 몰입하여 혼자만의 사색을 즐겼다.

 

뭐 사색이라고 해봤자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해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쓰잘데 없는 것이지만

내게는 그런 시간들이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다.

 

 

 

 

지리10경 중 하나로 꼽히는 직전단풍은 바로 이 피아골 대피소에서

직전 마을 일대의 단풍 절경을 말한다고 한다.

절경의 폭포, 소와 담의 연속해서 나타나는 피아골의 운치가 돋보인다.

밑으로 갈수록 점점 단풍 색갈이 진해지고 피아골의 진모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 남녘땅의 가을이 이리도 깊었단 말인가..

 

 

바람에 일렁이는 단풍 잎 사이로 보이는 계곡의 청정수가 차갑게 느껴지지 않는 건

평년을 약간 웃도는 날씨 때문이다.

 

가을내낸 비가 거의 안왔지만 이 깊고 깊은 계곡엔 풍부한 물이 흐르고 있다.

반달곰이 마시고 논다는 이 계곡의 물 속에 투영되는 홍엽이 아름답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자연의 한부분으로서 돌아가고자 하는 게

중생들이 그토록 갈구하는 道가 아니련가..

 

속세의 수많은 번뇌와 욕망 속에서 벗어나 자연과 하나될 수 있는 산행길이 즐겁기만하다.

이 자연 속에선 인간의 탐욕과 허세가 용납되지 않고

인간이란 존재도 그저 자연의 한부분으로서 살아가는 작은 존재에 불과할 뿐이다.

수 많은 억겁 속에서 자연은 이리도 아름다운 순환을 계속하며 우주의 법칙을 따르고 있다.

 

욕심을 줄이고 번뇌를 버리고자 찾는 이 산행.........

 

적어도 이 순간 만큼은 홀로 있어도 더할 나위없이 행복하기만 하다.

 

 

멋진 만추의 계곡 속에서 있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흘렀다.

 

 

 

 

 

 

 

 

 

 

 

 

 

 

 

 

 

 

 

 

 

 

 

 

 

 

 

 

 

 

 

 

 

하늘을 바라보니 아침에는 구름 한 점 없더니 흰구름이 뭉실~떠 있다.

일행이 안보여서 서둘러 하산을 서둘렀다. 5시까지는 하산하라고 했는데...

땀을 흘리며 내려가니 구계포교를 지나 표고막터가 보인다.

 

표고막터교의 철렁이는 다리도 운치가 있지만 양옆에는 예쁜 단풍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3년전에 왔을 때는 삼거리에서 피아골 대피소까지 단풍이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삼홍소에서 직전마을까지의 단풍든 모습은 별로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곳의 단풍이 이다지도 아름다우니 시기를 잘 맞춰온 것 같다.

계곡 옆 길가의 형형색색 물든 단풍과 직전마을의 아름다운 모습이 피로를 한순간에 날려준다.

 

직전마을까지 왔지만 자꾸만 아쉬워 뒤를 쳐다보게 된다.

 

피아골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길이다.

 

 

 

 

시간을 보니 벌써....4시 20분

40여분동안 더 홀로 시간을 보낼수 있었는데 빨리 내려온 게 아쉽기만 하다.

후미를 기다려 5시에 차가 출발한다.

 

가다보니 누군가가 옆이 화개장터라고 한다. 그 경상도와 전라도가 만난다는 화개장터를 거쳐

하동의 한정식집으로 가서 뒤풀이를 했다.

 

계속 나오는 진수성찬에 배는 불러가고 너무 먹어서 배가 거북했으니...

오랫만에 과식한 것 같아서 조금 기분이 그랬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차가막히지 않아서 서울까지 수월하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