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의 가을
사진은 빛에 크게 좌우된다. 아무리 센서가 큰 좋은 사진기라도 너무 흐리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
오늘 맑은 날씨...마침 이수역에 일이 있어 가는 김에 카메라를 들쳐 메고 현충원에 들렸다.
도착하니 3시 반,
바로 현충지로 갔다.
샛노란 은행나무 잎이 무척 운치가 있다.
거의 막바지이지만 땅에 깔린 은행잎이 가을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현충지.
이곳은 봄에도 가보지 못한 곳인데 이런 큰 현충지가 있다는 걸 몰랐는데 연못 주위로 단풍이 꽤 곱다.
한낮에는 약간 땀이 날 정도로 따뜻한 날씨에
좋은 가을 풍경이다.
할머니들의 가을나들이
이 사진을 찍으니 할머니들이 멈춰서서 자기들을 찍었냐고 하신다.
사실은 풍경을 찍는데 엑스트라로 들어오신건데...
그렇다고 하니 무척 기뻐하신다. 그래서 이름 짓기를 <할머니들의 가을나들이>
아마도 90은 익히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 분들을 보면서 문득 이들은 과연 무엇을 남기고 생을 마감할까... 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 보기드문, 고운 빛갈의 단풍이다. 당단풍이라고 하던가..
사진을 찍느라 한껏 포즈를 잡고 있는 여성 분을 담아봤다.
빨간 단풍 아래 서있는 여인네의 옆 얼굴의 홍조가 곱게 보여서 .....
노랗고 빨간 단풍이 햇빛에 반사되어 타오르는 듯하다.
마치 장작불이 타다가 마지막 사그러지기 직전의 불꽃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기꺼이 모델이 되어 주신 분..........
현충원
현충사
현충원내에 있는 절.
입동이 지나니 서산의 해가 금방 진다.
해가 지니 기온이 떨어져 바람이 차기만 하다.
그러나 바람이 차도 간만에 인물 사진이 몇 장 좋은 게 나왔기에 기분이 괜찮았다.
서달산으로 해서 흑석동까지 걸어가서 돼지갈비와 탁주로 뒤풀이를 했다.
탁주 한 잔에 이런 저런 이야기가 흘러 나온다.
그래...
그저 그런 이야기들이 이런 저런이란 표현으로 다 되는구나.
.........
낙엽이 하염없이 떨어지는 가을 밤, 그 외로운 길에 ...땅 위에 초라하게 나뒹구는
무수한 낙엽들의 볼상 사나운 잔해가 보이고 찬바람이 겨울을 몰고 온다.
그 아름다웠던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면서 계절은 영겁 속에서 순환을 거듭한다.
세월이 가고 어느 순간이 오면 낙엽처럼 우리도 가야만 하는 걸까....
영혼이 사라지고 육체도 사라지고 자아도 먼지처럼 사라져 버려야 한다는데......
깡그리 소멸되어진다는 두려움과 존재의 이유에 대한 무지함에 가끔씩 슬퍼진다.
이렇게 삶 속에서 또렷하게 존재감은 도대체 무엇일까?
한 때는 어리석게도 그 답을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왜 그렇게 바보처럼 착각했을까 ....
아주 가끔은 종교를 가지고 사후에 세계에 대한 맹목적으로 신봉하는 사람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
그런 이들은 적어도 그 믿음이 죽을 때 까지 지속되는 한 희망과 행복이 어느 정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
..........
.......
......
이런 사고..... .. Pessimist일까...
..............이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만추에 기나긴 한숨이 가슴을 꿰뚫고 허공 속으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