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야기

아름다운 해후

世輝 2005. 3. 9. 17:28

   ♧아름다운 해후 ♧ 

           

불량학생의 유혹에 빠져서 임신을 한  소녀가 있었다.

 

그 사실을 안 부모들은 노발대발하였고 아이를 출산하자마자 바로 입양을 시켜 버리고 딸을 시집보냈다.

남편을 사랑하진 않고 어쩔 수 없이 결혼하였지만 남들이 살듯이 그렇게 평범한 가정을 꾸려 살았다.

사이에 남자아이도 가졌다.

 

그런데 그녀가 세월이 흘러 흘러 어느 어촌에 요양을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 부모 없는 고아소년이 살고 있었고,

그녀의 아들은 그 고아 소년과 친하게 지내면서 놀게 되었다.

 

고아 소년을 본 순간부터 그녀는 직감으로 그녀가 낳아서 입양시켜 버린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아들과 너무 흡사한 고아 아이, 그런데 어느 날 바다에서 놀다가 물에 빠진 그녀의 아이를 구하려던 고아 아이가 같이 죽고 말았다.

 

아이를 한꺼번에 잃어버린 그녀는 죄책감에 시달리다 못해 자신의 남편에게 혼전의 사실을 고백한다.

 

사랑하는 아내의 고백에 충격을 받아서 그는 해외로 떠돌게 된다. 그녀 역시 죄책감을 씻으려고 봉사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세월이 많이 흘러 몹쓸 병에 걸린 옛 남편을 병원에서 만난 그녀는 지극정성으로 간호를 하게 되어 그를 살려낸다.

회복한 남편과의 해후.

지난 모든 일을 용서하고 눈물을 흘리며 손을 맞잡았다는 이야기. 이것은 일본의 소설 속에 나오는 이야기다.

 

그 이야기의 배경이 된 어촌이 도쿄에서 그리 멀지 않은 치바현의 다테야마라는 곳이다.

 

지난주 그곳을 아내와 함께  다녀왔다. 화창한 날씨 아침 일찍 막내를 데리고 관광버스를 탔다.

매년 봄에 무농약딸기를 먹으러 가는 우리 막내의 소풍 겸 갔다. 동경의 명소 레인보우 브릿지를 지나

계속 해변을 따라 관광버스를 타고 가면서 대규모 꽃농원에서 한 때를 보냈다. 

 

하루종일  명랑하게 안내 방송을 하는 일본 여승무원의 이야기에 취하기도 하였는데,

위에 나오는 소설 이야기도 그녀가 이야기해 준 것이다.

살랑거리는 봄의 유혹에 출렁이는 바닷가의 정취도 물씬 느낀 하루였다. 

 

아내가 막내딸을 위해 잡은 딸기 코스에 동반한 봄소풍.

맑은 공기와 바닷바람과 따스한 봄향기에 녹아 버린 하루였다.

 

무농약 딸기 ..그냥 따서 씻지 않고 먹는 그 딸기. 너무 먹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