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산 864m  

  

 위  치 :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출발일시 / 장소  : '08년7월12일(토) 08시 선릉 

    산행코스 : 주차장 -매표소 -갈림길 - 북릉 - 정상 - 입구지계곡 -

                    마당소 - 용소 - 박쥐소 -좌측지계곡 - 갈림길 - 주차장
                    (6Km, 4시간 )

 

시원한 바람이 한줄기 들어오는  아침, 창문 밖을 보니 여름비가 내린다.

가문 장마라는 표현에 연일 이어지는 30도 폭염.  그 무더위를  식혀줄 비가 은근히 기다려졌었다. 

이걸 가지고 단비라고 하는 걸까.

 

이 정도의 비라면 산행에 그리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아

서둘러 채비를 하고 약속 장소인 강남으로 향했다.

 

여러 곳에서 출발하여 산우들이 2차로 집결하는 장소가  팔당댐 근처.

주말이라 그런지 행락객들의  차로 인해 무척 혼잡하다.

고유가에도 다들 흥청망청 기름을 쓰는 모습이 애처롭기도 하지만

그게 한민족의 근성이라면 무리한 표현일까.

따끔한 맛을 볼때까진 멈추지 않는 자전거와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  

 

유명산에 가는 길은 아름답다.

비개인 아침,  산중턱을 가로질러  드라이브를 하노라니  운해가  계곡 안에 가득하다.

하얀 운해의 산아래 깔려있는 비경에  놀라 잠시 차를 멈춰 디카로  찍을까 하다가

그냥 지나친게 지금까지도 후회가 된다.

그 아름다운 구름낀 계곡. 하얀 구름이 산중턱에 걸려있는 그 모습이 눈에 선하다.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과 양평군 옥천면의 경계를 이루는 유명산(862m)은

소구니산과 중미산(833m), 통방산(649.8m), 화야산(754.9m), 뾰루봉(709.7m)으로 이어진다.

 

100대 명산에 속하는 유명산은 산이름으로 널리 유명해진 산이다.

원래 지형도상에는 산이름이 없었던 것을 1973년 엠포르산악회가  등산 중  일행이었던

진유명씨의 이름을 따라 산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러나 옛 지도에는 이곳 일대에서 말을 길렀다 해서

마유산이라는 산명이 분명히 있으나 지금은 유명산으로 통칭되고 있다.


유명산은 총 산행시간이 4시간 정도면 가능하고 또 자연휴양림이 있어 가족산행을 하기에 좋은 산이다.

보통, 능선으로 오른 다음 계곡으로 내려오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동쪽으로 용문산(1,157m)과 이웃해 있고 약 5km에 이르는 계곡을 거느리고 있다.
유명산 정상에는 주말이면 사륜구동차의 오프로드 주행과 패러글라이더 동호회가 활동한다.  

주변에 산림청에서 직영하는 유명산 자연휴양림은 통나무집, 야영장, 산책로 등이 갖추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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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들머리는 보통 설악면 가일리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에서 시작한다.

입장료 1000원, 주차료 3000원.

 

등산로는 관리사무소를 지나면 곧 계곡길과 우측 능선길로 나누어 진다.

안개가 자욱한 유명산에는 야영을 하는 천막들이 즐비하다.

다행히 비가 그쳐 산행을 하지만 더워서 자주 쉬어가면서 천천히 산행을 하였다.

싱그러운 풀냄새가 진동을 하는걸 보니 여름은 여름인가 보다.

여름만의 짙은 향기가 산 안에 가득 퍼져 있다.

한시간 반정도를 산행하니 정상이 보인다.

 

 

 

 

 

 자욱한 안개가 깔린 산을 오르니 땀이 흐르고 숨이 거칠어 진다.

산 중턱에 오를 때 길 모퉁이에 다소곳이 피어있는  꽃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고 정성들여 셔터를 눌렀다.

맑은 물방울이 맺혀 있는게 여간 이쁘지가 않다.

이토록 대자연은 아름답고 신비로운데 우린 이 지구를 파멸의 길로 이끌어만 가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쓰레기가 넘쳐 나는 인간사회의 문명이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이끌고 있다는 걸

인간은 제대로 깨닫고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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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에 오르니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진다.

기념 사진을 찍고 급히 하산했다. 그런데  근처 억새밭 근처에 도착하니 다시 비가 멈춘다.

잔뜩 흐린 날씨에 전망은 그리 좋지않아 용문산도 희미하게 보인다. 

시원한 물과 과일을 꺼내 놓고 지친 몸을 잠시 쉬었다.

정상주 한잔에 행복해지는 산행의 감미로움에 젖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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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새밭에서 정상까지는 10분 거리다. 정상은 넓은 초원으로 형성되었고, 정상 표지판이 서 있다.

동쪽으로는 용문산과 백운봉이 코 앞으로 보이고, 소구니산은 바로 이웃이다. 북으로는 중미산이 보인다.

 

 

 

 

 

 

 

 

 

 

 

 

 

 

 하산길은 급경사로 지그재그로 난 길이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은 그저 삭막한 보통 산 정도라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길가에 피여있는 이름없는 꽃들과 풀 그리고 나무들을 자세히 바라다 보면 산의 아름다움을 더 느낄 수 있다.

비가 온직후라서 그럴까.

빗물에 젖은 풀잎이 너무 싱그럽기만하다.

 

계곡에 도착하면서부터 이 산의 진면목이 나온다.

유명산이 100대 명산에 왜 선정되었는  지 금방 답이 나온다.

 

시원한 물소리가 들리고 계곡 양쪽에는 단풍나무가 들어서 있다.

그 시원한 계곡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닥터피쉬를 하였다

맑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서 있노라니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발로 몰려들어 쪼아댄다. 이런게 닥터피쉬?

그러다가 장난삼아서 물고기를 잡았다.

여덟마리 정도 잡았나.ㅎ

 

나중에 거창한 말까지 하면서  잡은 고기를 방생 하였지만  ^^   

 

시원한 물속에서 지내보니 계곡의 고마움을 잘 알 것 같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이 두어시간 흘렀고 여름의 푸르름이 몸에 배어날 것 같은  시각에 너덜 지대인 계곡을 따라 하산했다.

  

 이 계곡은 아름다운 단풍이 드는 가을엔 더욱 아름다울 것 같다.  

마당소.  그리고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을 지닌 용소와 박쥐소,  등을 차례로 지나 약 1시간 반정도 내려가는 길은

대단한  너덜지대가 나타난다. 입구에서 이곳까지 약 3km 정도의 거리다.

 

온통 날카롭고 험한 너덜지대를 지나 계곡을  지나려면 꽤 조심을 해야하고 옆에 펼쳐 지는 비경에 빠져

넘어지기 쉬운 곳이다.  

 

이곳의 기암절벽과 소는 마치 설악의 십이선녀탕을 연상시킨다.

 

소를 지나자 비가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제법 굵은  빗줄기가 떨어져 내린다.

그냥 맞을만한  그 비를 맞으면서 하산하다 보니  계곡의 끝이 보인다.

 

어느사이인가  빗줄기가 멈추고  우린 어스름이 깔리는 유명산 자락에 몸을 쉬고 시원한 맥주 한잔에 담소를 하면서

유명산의 아쉬움을 달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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