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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야기

일본의 부자 노인들

世輝 2010. 5. 15. 17:36

 

요즘 일본에 대한 우려가 심심찮게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 발 남유럽 경제 위기에 전전긍긍하는 금융시장이지만 일본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평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재작년 리먼 사태 이후의 금융위기 이후  오히려 엔화 선호가 두드러져서  엔고가 계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 그 상황을 알 수 있다.

    

재작년말  경제위기 후 일본 경제도 상당히 위축되었고 취업도 어려워졌다고   엄살을 떨지만  

워낙 잘 발달된 첨단 기술력과 경제력은 세계 2,3위를 달리고 있으니 취업 빙하기라는

한국보다는 훨씬 나은 편에 속하는 것 같다.

 

한국에선 도요타사태가 일어나자 일본은 경제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는 국가라고 매도를 하지만

그래도 선진국이고 강대국이다.

올해 하토야마 민주당 정부가 책정한 2010년도 예산은 사상최대 규모인 92조 2992억 엔,

한국의 국가예산이 23조 엔 정도이니 그 네 배를 상회한다.

 

일본정부가 국민들에게 주는 연금은 매년 63조 엔 정도이니  한국 정부의 3년 치 국가예산에 달한다.

 

혹자는 일본도  국채를  많이 발행한다고 비꼬지만    일본의 국채 800조는 모두 일본 국민들이 사준 것이라 한다.

올해 일본의 적자 국채는 사상 최대지만 이 정도는 개인 금융 자산으로 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이 보유한 미국국채는 전체의 50%를 넘고 세계 국채의 35%이상을 가지고 있다. 

단 1달러도 타국에서 빌리지 않은, 빚이 없는 유일한  나라가 일본국이다

세계 1위인 미국도 1조 달러를  일본에 빚지고 있다. 영국도 수천억 달러   빚지고 있다.

 

독일, 이스라엘 그리고 몇몇 국가를 제외하면  모두 일본에게 빚지고 사는 나라라고 한다. 

한국도  450조 이상이라고 하는데 그 이상일 가능성도 많다고 한다.

 

일본은 국가가 부자이지만 개인은 가난하다고 흔히들  잘못 알고 있다.

아마도 그들의 검소한 생활 모습을 보고 그렇게 평가하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가 않다.

 

개인의  은행예금이나 주식등의 금융자산은

2007년 말 기준으로  1천544조 엔이

라고  한다.

 

그러나 할부금융등을 제외한 실질 금융자산은  1000조 엔이라 한다.

물론 부동산은 제외.

 

 일본의 경우, 전체 개인 금융자산 중 75%, 약 1125조 엔을 60세 이상 노인이  보유할 정도로 노인들이 부자다.

우리나라는 60세 이상 노인들이 가지고 있는 자산이 20%에 불과하다

 

일본 노인들은 한국의 노인들과는 많이 다르다.

한국의 경우 아직도 자식에 대한 의존도가 대단히 높다.

자신들의 노후자금보다는 자식들의 교육과 보살핌에 대한 과대한 투자가 많았기에   

자식들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본 노인들은 자신들의 노후준비를 철저하게 한다.

한국처럼 자식에게  과대한 사교육을 시키지도 않으려니와 , 결혼할 때  집을 사주거나 전세를 얻어주고  

사치스럽거나 분수에 넘치는 예단과 혼수비용 그리고  신혼여행 등에 대한 경비와  결혼예식 비용을 들이지도 않는다.

자식이 대졸 후에 취직 못했다고 창업 비용을 대주는 노인들도 드물다. 

 

 

물론 일본노인들이 다 그렇게 검소하게 산다는 것은 아니다.

거기도 사교육을 비롯하여 결혼식 등등.. 자식들에게 엄청나게 투자하는 부잣집들도 많이 있지만

대부분 자신들의 노후에 철저하게 대비한다.

 

은퇴를 60살에 한다 하더라도 100살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약 40년을 수입 없이 지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은 이자가  정기예금 (1년) : 0.05% - 보통예금 : 0.02% 에 불과하기 때문에 

일을 안 한다면 가지고 있는 금융자산을 까먹으면서 살아야 한다.

그래서인지 일본의 노인들은 은퇴 후에도 어떤  일이라도 거리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한다.

이것은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가 많이 있는 일본의 사회이기 때문에 가능하기도 하다.

 

이렇게 하여 부자가 된 노인들은 여간해서는 지갑을 잘 열지 않는다.       

 

그래서 일본정부는 2010년 4월부터 자녀 일인당 증여한도액을 1500만 엔으로 높였다고 한다.

단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 한해서다. 

지금 주택경기가 워낙 안 좋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생각해 낸 정책이다.

 

일본의 80년대 후반에 몰아친 부동산 거품은 상상을 초월했다.

하지만 그 거품이 꺼지고 난 후 부동산 가격은 줄곧 내림세로 일관하다가

3,4년 전에  어느 정도 오르는 듯하더니 경제 위기후 다시 20% 이상이 내렸다 한다.

 

그 주택 경기를 조금이라도 다시 살리려고 일본정부가 노인들의 주머니를 열게 하려고

주택구입 시에는 1500만 엔까지 무상 증여로 하여 증여세를 안 받겠다는 것이다.

 

물론 일본 노인들 모두가 다 부자는 아니다.

 

 '젖은 낙엽족과 오팔족'  일본에서 만들어진 이 신조어다.

  비에 젖은 낙엽처럼 처량하고 질기게 노년을 이어가는 ‘젖은 낙엽족’과

‘건강하고 주체적으로 여생을 보람 있게 보내는 오팔족( O PA L 족,   Old People  with Active Life)

 

이 두 가지 생활방식에는 승자와 패자가 존재한다.

 

젖은 낙엽족들 중에서도 더 비참한 사람들은  국가에서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하여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고 있다.

 

한국도 김대중 정부 이후에 극빈자 계층에 대한 복지혜택을 많이 늘려서 좋아지고 있지만

차상위 계층의 노인들은 어려운 노후를 보내고 있다.

길거리에서 폐지를 줍는 노인들, 며느리들에게 밀려 나와 거리와 공원에서 보내는 이들은

점심값도 없어서  자원봉사자들에게 신세를 진다.

 

그나마 이런 생활은  건강했을 때의 평화로운  일상이다. 

병들면 노인이나 자녀들이나 고통받는 일상이 되어 버리니 노후 대책이 필수가 아닐 수 없다.

 

자녀들에게 올인하여 늙어서 구박받기보다는 자신에게도 투자를 하여서

당당하고 행복한 여생을 보내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옆나라 일본 노인들의 좋은 점은 우리도 배워서 그들처럼 부자 노인 국가가  되어서 부끄럽지 않은 노인대국이 되어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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