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계
지리산 천왕봉 본문
◈ 산행지:지리산 천왕봉(1915m)◈
◈ 소재지 :경남.청.함양/전남 구례.남원
◈ 산행코스 ◈
중산리-칼바위-법계사-개선문-천왕봉-통천문-제석봉-장터목산장-제석단-하동바위-백무동
4:11 중산리 출발
6:24 로타리 대피소
6:28 대피소 출발
6:29 범계사
7:39 개선문
8:11 천왕샘
8:28 천왕봉도착..<30분 정도 사진 찍고 후미 도착을 기다림>
8:58 천왕봉 출발
9:11 통천문
9:31 제석봉
9:48 장터목 대피소 도착..<47여분정도 식사>
10시 35분 천천히 하산
1시 30분 백무동 도착 ...
4시 뒤풀이 마치고 귀경
총 산행 시간 9시간 20분 ...
정상에서 후미를 기다리는 시간 30여분, 식사시간 45분을 제외하면 ......산행만 8시간 정도
서울에서 새벽의 찬공기를 가르며 4시간 반을 넘게 달려 도착한 중산리.
싸늘한 가을밤의 찬기운이 몸에 스며들어 추위를 느낀다.
역시 지리산 자락의 깊은 산골이다.
준비체조를 한 다음, 등산 점퍼를 챙겨 입고 핸드랜턴을 착용하고 떠난 산행길은 칠흙같이 까만 밤이다.
하늘을 쳐다보니 달은 없고 별이 반짝거린다. 내 고향에서 보던 그것처럼...
지리산에 왔다는 설레임보다 잠을 제대로 못자서 졸린 상태로 걸었다.
20여분을 걸어 갈림길에 오니 추위는 가시고 몸속에서 열이 난다.
지리산은 명산이기도 하지만 흔히들 영산이라고도 한다.
그 영산의 천왕봉을 향해 긴 여정을 떠나는 발길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가슴 벅차기도 한다.
앞으로 4시간을 넘게 오르막길을 걸어야 하기에 일치감치 선두 대열에 서서 갔다.
로타리 대피소 근처에 오니 조금씩 빛이 생성되고 여명이 밝아온다.
대피소에 도착하니 막 떠오른 해가 일출의 화려함을 선사해 준다.
대피소에 설치된 전선때문에 일출의 화려함이 덜해 지진 않지만 사진 애호가들은
전선에 걸려 제대로 된 일출사진이 안나온다고 투덜댄다.
잠깐 휴식을 취한 뒤 바로 위에 있는 법계사를 거쳐 올랐다.
흔히들 천왕봉의 일출이 장관이라고 하여 일박을 해가면서 산을 오르기도 한다.
천왕봉의 일출을 보기위해서는 산장에서 일박하고 올라야만한다.
관리공단이 4시까지는 국립공원 입구 출입을 허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긴 오르막....그렇게 가파른 구간은 별로 없지만 게속하여 오르는 오르막은 긴 시간동안
지루하게만 느껴진다. 설악처럼 멋진 기암절벽과 계곡들이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렇게 느껴지는가 보다.
개선문에서부터는 다들 지친 기색이 역력하기만하다.
그러나 걸어온 산을 뒤돌아 바라보니 하얀 구름이 산허리를 휘감으며 춤추고 있다.
주위의 아름다운 야생화가 무리지어 서식하는게 있어서 산행의 피로를 잊게 만든다.
고산에서도 서식하는지 구절초와 산오이풀,그리고 아래사진에 있는 보라색꽃인 용담이 여기저기 만발하여 있다.
서리맞은 산오이풀이 하얗게 아침 맑은 햇살을 받고 있다.
이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고 내려가는 길목에 무수히 피어있는 세가지 종류의 꽃들이 있지만
자세히 보면 한두송이 이름모를 야생화가 보이기도 한다.
천왕봉을 오르는 마지막 계단은 힘들기만 했다.
주위 등산객들을 보니 4시간을 넘는 오르막길 강행군에 지쳐 다들 느릿 느릿.. 겨우 발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바로 앞에 정상이 보인다.
그리고 바로 위에 보이는 천왕봉의 우뚝 선 모습과 발아래 유유히 흘러가는 구름에 홀려 카메라의 셧터를 연신 눌러댔다.
천왕봉.
드디어 천왕봉에 올랐다.
지리산에 몇번 가봤지만 항상 지리산 줄기의 이름난 계곡들이라서 많이 아쉬워 했던 최정상이다.
천왕봉은 제주의 한라산을 제외하고는 제일 높은 곳이다.
천왕봉 아래에선 빠르게 구름이 흘러간다. 마치 구름 위에 서있는 기분.
운무(雲舞)라는 표현이 이처럼 적합한 곳이 있을까 싶다.
발아래에서 흐르던 구름이 순식간에 천왕봉을 하얗게 덮어버리기도 한다..
신비롭게 느껴지는 이 높은 봉우리의 가을 바람이 무척 차다...
영봉이라고도 불리우는 천왕봉은 동으로 중봉, 서로는 제석봉을 나란히 거느리고 그 위엄을 자랑한다.
힘든 산행길 속에서 난 무슨 생각을 했을까...그리고 정상에선 무슨 생각을 그리 했을까.
산행길에선 길가의 예쁜 야생화를 찾기도 하고 경치가 좋은 곳을 사진 속에 담아 보려고 두리번거리기도 했을게다.
힘들기에 잡생각보다는 오직 산을 오르고 경치에 몰두한 것 같다.
힘들지만 그게 고행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기쁨이었고 산자의 축제처럼 느껴졌다.
그렇지만 힘든 것도 쾌락처럼 느껴진 것은 endorphin의 분비도 있겠지만
산속의 아름다운 야생화도 보고 높고 깊은 산에서나 볼 수 있는 절경도 볼 수 있다는 기대도 있기 때문이다.
조용히 산을 홀로 오른다는 것도 꽤 괜찮은 것 같다.
정상에서 지나가는 바람과 흘러가는 구름을 벗삼아 오랫동안 있었다.
후미가 늦어서 사진을 찍고도 아주..... 한참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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