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6.23 월요일
수락산. 높이 638m, 노원구 의정부 남양주에 걸쳐 있으며 서울 동북부 경계. 화강암으로 된 기암괴석이 많고 산세가 험하지 않아 남녀노소가 즐겨 찾는 산이다.
시인 천상병과 `오세문장(五歲文章)`이라는 칭호를 받은 조선 천재시인 매월당 김시습.
천상병은 생전에 수락산 어귀에 집을 마련하고 8년을 살며 수락산 바위, 언덕, 나무, 새 등을 벗 삼아 왕성한 시심(詩心)으로 시작(詩作) 활동을 펼쳤다. 수락산변, 귀천, 촌놈, 계곡 등 수락산 정취를 듬뿍 담은 산어(山語)의 시구를 엿볼 수 있는 작품도 20여 작에 이른다.
하늘은 천국의 메시지
구름은 번역사
내일은 비다
수락산은 불쾌하게 돌아 앉았다
등산객은 일요일의 군중
수목은 지상의 평화
초가는 농가의 상징
서울 중심가는 약 한 시간
여기는 그저 태평천하다
나는 낮잠자기에 일심一心이다
꿈에서 메시지를 번역하고
용이 한 마리, 나비가 된다.
一點二點落霞外 일점이점낙하외
三介四介孤鶩歸 삼개사개고목귀
峰高剩見半山影 봉고잉견반산영
水落欲露靑苔磯 수락욕노청태기
去雁低回不能度 거안저회불능도
寒鴉欲棲還驚飛 한아욕서한경비
天外極目意何限 천외극목의하한
斂紅倒景搖晴暉 렴홍도경요청휘
수락산의 저녁 풍경
차츰차츰 떨어지는 저녁노을 밖으로
서너 마리 외로운 오리들 둥지를 향해 돌아가네.
산봉우리가 높으니 아직도 산의 반쯤은 그늘진 것을 볼 수 있고
물이 잦아지니 푸른 이끼 낀 돌이 드러나려고 하는구나.
돌아가는 기러기는 낮게 날아 산을 넘지 못하고,
가을 까마귀 둥지로 돌아오려다가 도로 놀라서 날아가네.
하늘 밖으로 눈을 바라보니 끝이 보이지 않는데
붉은 색을 거둔 저 하늘 높은 곳에 맑은 빛이 흔들리네.
기차바위
<수락산이야기>
수락산은 석벽과 암반이 빼어나고 계곡이 깊은 산세를 이루고 있다. 사암이 만들어낸 돌산의 풍광은 서울 근교 어느 산에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지만, 가파른 계곡을 따라 수량이 풍부한 계류가 흐를 때의 장관이 일품이다. 특히 동쪽 사면 내원암 아래의 금류폭포를 비롯해 은류폭포, 옥류폭포 등 가파른 바위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호탕하다. 한겨울에는 초보자의 빙벽등반 연습장으로 이용될 정도라 하니 ‘수락(水落)’이라는 이름을 얻은 까닭을 쉽사리 짐작할 수 있다.
수락산과 관련된 일화를 살펴보면 떨어지는 것이 물만은 아니었다. 산머리의 바위가 굴러 떨어지는 일이 잦았다 하여 수락산(首落山)이라고 하였는데, ‘首(머리 수)’자가 임금을 뜻하기도 해서 감히 사용하지 못하고 같은 발음의 ‘水’자로 바꾸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강우나 지진에 의해 수락산의 바위가 떨어졌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세종이 즉위한 해(1418년)에 약7m×9m 크기의 큰 돌이 무너졌고, 세종44년에는 세 사람이 압사하는 사고도 발생하였다. 인조 때(1640년)에는 평안도 지진의 여파로 수락산이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호환(虎患)에 대한 공포는 어느 곳에나 있었던 것 같다. 옛날 수락산 자락에 한 사냥꾼이 살고 있었다. 아내는 죽었고, 슬하에 수락이라는 이름을 가진 어린 아들이 한 명 있었다. 홀아비 사냥꾼은 아들을 젖동냥을 해서 길렀다. 어느 해 마을에 호랑이가 자주 출몰하자 사람들은 공포에 떨었다. 사냥꾼은 젖동냥을 해준 이웃에게 보답을 하기 위해서라고 호랑이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가 사냥에 나서자 아들이 따라왔다. 부자는 아침부터 산을 뒤졌지만 호랑이 발자국을 본 것 이외에 소득은 없었다. 점심때가 지나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사냥꾼은 아들을 데리고 한 바위굴에 들어가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빗줄기는 쉽게 멎지 않았고 고단하였던 사냥꾼은 깜박 잠이 들고 말았다. 그가 잠들었던 사이에 동굴 밖으로 나왔던 아들은 호랑이에게 물려가고 말았다. 잠에서 깨어난 사냥꾼은 아들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미친 듯이 찾아 헤매다가 그만 바위 아래로 떨어져 죽고 말았다. 그 후로 비만 오면 산속으로부터 “수락아, 수락아” 하는 사냥꾼의 애절한 목소리가 들려 왔고, 그 후부터 산 이름을 수락산으로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퍼온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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