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Photo of KOREA/지방원정산행

응봉산 덕풍계곡

世輝 2008. 8. 25. 21:29

 

                 

2008년 8월 24일 일요일.

서울4시 40분 출발  ~덕풍마을 9시 반 도착 ~ 오전 9시 50분 산행시작 ~1시 응봉산 정상 ~

작은 당귀골~제 4용소골 ~~제 1용소골 ~~덕풍마을 오후 9시 10분 도착  

 

 

일요일 시원한 새벽공기가 차갑게 느껴진다.

택시를 잡아타고 한참을 가다보니 전화가 울린다.  그 쪽을 지나가니 기다리라고.

양재에 도착하니 산우들이 하나 둘 택시에서 내린다.

 

4시 40분에 차량 두대를 가지고 강원도  삼척으로  향했다.   어제  한시간 반 정도 밖에 자질 못했다.

중간에 아침을 휴게소에서 간단히 하고 나서 응봉산에 도착한 시간은 9시 20분경이다.

용소골 산행은 삼척시 원덕읍 풍곡리 풍곡초등학교 앞 다리를 건너며 시작된다,

 

응봉산 덕풍계곡이라 칭한 이곳은 커다란 주차장이 있었고 일인당 입장료 3000원에다 주차료까지 여름이 다 갔는지 할인을 해 준다.

 이곳에서부터 6km 떨어진 덕풍 마을까지만 걸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계곡의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길을 차로 지나갔다.작은 도로를  한참 가니 인적이 없을 것 같은 곳에 덕풍마을이 보인다.

 

수년전까지만하여도 덕풍계곡은 산을 넘어야만 계곡으로 들어갈 수 있는 천혜의 절경이었고,

몇가구의 원주민만 거주하는 첩첩산중의  오지였다한다.  

덕풍마을은 총11가구로 이루어진 작은 부락으로 아직까지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는 산간 마을이다.

여름외에는 한산할 것 같은 덕풍마을.

마을 앞에 흐르는 계곡의  맑은 시냇물에는  물고기가 떼지어 다니는 곳이다.

 이곳에서 계곡쪽으로 가니 용소골이 보인다

 

용소골은   계곡 트레킹과  풍광으로는 한국에서  최고의 장소라고 말하고 싶다.
깊은  골짜기 안에는  그저 놀랍기만 한 기암 절벽과  폭포 그리고 다양한 용소가 잘 조화되어

어우러지는 별유천지(別有天地)가 펼쳐지는 곳이다.

별세계같이 희한하고 볼거리 많은 협곡이 장장 10km 이상 계곡을 형성하며 이어지고,
용트림하듯 이리저리 휘어진 골짜기는 들어갈수록 독특한 비경울 자랑하고 있다.

사람의 때를 타지 않은 계곡 물은 맑아서 산천어가 힘있게  유영하고 있는 곳이다.   

용소골 입구에서는 응봉산으로 오르는 길이 없어서

길을 돌아와서 작은 다리에서 산으로 올랐다.

이곳에서 응봉산으로 오르는 이들은 별로 없고 덕구온천에서 올라 덕풍마을로 하산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우린 이곳에서 올라 계곡으로 하산할 요량이었다.  

 

 산길은 호젓하고   그저 굵고 높이 서있는 소나무가 인상적이었다.

특이할 것 없는 육산으로 원시림으로 인해 주위 경관이  보이지 않는  산이었다.

이런 길은 정상까지 가는 3시간 동안 계속되었다.  능선이 계속되어 그리 힘들다는 느낌은 안들었지만

해발 998미터. 오후 1시에 정상에 도착했다.  산을 오른지   3시간만이었다.  조그마한 협소한 터에  정상석 하나가 있었다.

 

오르는 내내 한사람도 만나지 못했는데 이곳에오니 사람들이 보였다.

정상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곧바로 하산.

중간에 커다란 배낭을 메고 오는 이들이 있는데 1박을 하고 오는데 자기네들은 덕풍마을까지 7시간 걸려서 왔다고 한다.

 

지금 하산하면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했지만  리더가 괜�다고 한다. 

그때 시간이 2시가 가까워져 있었다.

간식만 먹고 그냥 가자는 내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다들 예정대로 삼겹살을  구워먹고  느긋하게 다시 하산. 

 

하산하는 도중 곳곳에는 불에 탄 시커먼 흔적들이  있었다.

 

아마도 언젠가 화마가 휩쓸고 갔나 보다.  그래도 커다란 소나무가 살아있는걸 보니 그 와중에도 용케 살아남은 것 같다.

산을 다 내려오니 계곡의 세찬 물소리가 들린다.

이곳부터는 놀랍고 새로운 세상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안내 책자를 보았더니

일반인들이  감히 근접하기 어려운 골짜기라서 고수의 트레커들이 몰려오는 곳이 덕풍계곡이라고 한다.

원시림이 가득한 응봉산과 덕풍계곡을 간다하걸래  한치의 망서림도 없이 감행한 산행이다.

 

아마도 지금같은 심정이라면  상당히 망서렸을 것이다.

경관이 대단하지만 그만큼 험하기도 한 위험 요소가  상존해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다녀온 아침가리골의 낭만적인  모습이 떠올라서 선뜻 간 덕풍계곡 트레킹은 감동이 대단했던 만큼 그만큼 힘들고 위험했다. 

이곳에는 무인지경의 원시림 속에 숨겨져 있는  깊고 거친 계곡을 탐험하는 짜릿함이 있다.


전국제일의 트래킹코스인  덕풍계곡과 용소골은 장장 약 12Km에 달한다.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경관이 뛰어난 여러개의 폭포와 엄청난 소가 산재해 있다.또한  산과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다.

 

작은 당귀골이라는 곳을 거쳐 용소골에 도착한 게   3시 정도되었을까. 그곳에 제 4용소가 있다.  드디어 덕풍계곡의 용소골에 이르렀다.

계곡이 시작되는 제 4용소에  도착하니 몇몇 사람들이 버너 가스가 있으면 달라고 한다. 

그걸 주고 거기서 조금 지체를 했다.그네들에게 소요시간을 물으니  3시간 반이면 마을 까지 도착한다며 자신있게 말한다.

못미더워서 다른 이에게 물어도 자기네들이 아침에 그곳을 거쳐 왔다면서 자신있게 말한다.

 

그래서 용소에서 사진도 찍고 물에 들어가기도 하면서 있었다.

3시간 반이면 간다는  말에 안심하고 내려간 이 계곡은 장장 6시간 이상이 걸리는 곳이었다.

처음에는 물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다이빙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중간 중간 길이 끊기면 물을 건너 반대편으로 가서 다시 길을 가야하지만 산길이 뚜렷하여 그리 대단하지는 않았다.

그렇다.

처음에는 그리 힘들지 않은 곳이었고 그저 아침가리골 정도의 난이도라고 생각한게 커다란 오산이었다.

 

 

 밧데리가 다 소모되어 산우의 디카를 빌려서 열심히 찍었던 사진이

뿌옇게 되어 버려서 그동안의 수고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덕풍계곡의 용소골의 비경이 다 날라가 버려 할 수 없이 다른 산우가 찍은 사진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중간에 커다린 폭포를 지나면서  계곡이 좁아지고 물길이 세차다. 

까마득하게 깎아지른 듯한 벼랑과 수많은 폭포, 그리고 깊은 곳은  무려 40여미터가 된다는 얕고 깊은 소들이

산재하여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들어가기 힘들기에 아무나 볼 수 없는 이 게곡은 아마투어 등산인들에게는 매우 모험적인 산행대상지로 알려져 있다.

중간 중간에 우회가 불가능한 곳이 많아서 바위를 타기도 하고 어떤 곳은 밧줄에 의지하여서 계곡을 지나가야한다. 

 

물에 젖어버린 등산화라서 바위에 미끄러지기도해서 더 위험하다.

또한 능선을 잘못 벗어나면 절벽 위에서 오도가도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어떤 곳은  세찬 물길을 건너가기도 하는데,  물 밑에 있는 바위와  돌이 미끄러워서 급류에 휘말려 버리기도 한다.

실제로 어떤 여산우가 미끄러져서 급류에 휘말려 버릴뻔했던 걸 산우들이 급히 구한 아찔한 곳도 있다.

나도 미끄러져서 급히 몸을 숙이고 잡을 곳을 찾는데 누군가 배낭을 위로 잡아다녀서  얼른 빠져나온 경험도 있다.   

이 급류에 휘말리면 바로 밑에 있는 소로 떨어져서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곳으로 빨려 들어가기 때문에 더 위험한 곳이다.

 

소에는 늘 물이 빙빙 돌고 물밑은 차겁기에 빠져나오기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떨어질 때  충격으로  온몸이 부딪히고혀 정신을 잃어 버린다니 늘 조심해야만 한다.

 

이곳을 아슬아슬하게 통과해야 하는 스릴을 맛본다고 하지만 자칫 방심하면   바로 사망과 연결되는 곳이다. 

그래도 이곳을 찾는 이유는  실로 금강산 내금강을 방불케 하는 계곡의 미관때문이다.

특히 용소의 제1폭포에서 제3 폭포에  이르는 계곡은  감탄의 연속이다.  

 

용소골에는 의상대사와 나무비둘기 설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전설에  의하면 신라 진덕왕 때 의상 대사가 이곳에 와서 나무로 만든 비둘기 3마리를 날렸는데,

한마리는 울진 불영사에 떨어지고, 또 다른 한마리는 안동 흥제암에 날아가고, 마지막 한마리가  이곳 덕풍용소에 떨어졌는데

그로 하여금 용소골일대는 천지의 대변혁이 일어나 신비로운  산수의 조화를 이룩했다고 한다.

 

 

 

 

 밑으로 내려올수록 좁아지면서 계곡의 물이 거세다. 그리고 거대한 용소와 폭포가 보이기도 한다.

몇몇 산우들이 돌에 미끄러져서 넘어지고 돌에 부딪히고  바위를 오르다가 날카로운 바위 모서리에 찍히기도 했다.

온통 돌길이다보니 발을 삐기도 하였지만 이번만큼 스틱을 요긴하게 쓴 적이 없다.

아마도 스틱이 없었다면 더 많이 넘어지고 다쳤을 것이다.

 

조금 빨리 갈려고 큰 돌을 건너뛰다가  넘어져서 정강이를 부딪혔다.

하지만 차가운 물속에서 계속 걸어 다녀서 그런지 부은 정강이가  서울에 도착했을 때는 붓기가  조금 가라앉았다.   

 

길이 끊겨서 세찬  물길과 바위를  건널 때는  서로 잡아주고 이끌어 주기도 했다.

그래도 위험할 때는 밧줄을 꺼내서 안전하게 통과하도록  하였다. 너나 할것 없이 서로 도와주고 이끌어 주었던 산행이었다.

 

 

 

 세시간 반을 내려가도 종착지가 안보인다.

제 2용소부터 1시간 반이면  종착지라는데 2용소가 도무지 안보인다.

마침 4용소에서 만난 이들이 내려오길래 다시 물었더니 30여분가면 된다고 한다.

그들과 함께 30여분을 내려와도 안보인다.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하는걸 이들이 잘못된 정보를 가르쳐 준 탓에 야간산행까지 해야 했다.

또다시 거의 다 왔다는 말에 십여분간 막걸리 한잔과 간식을 먹으면서 피로를 풀었다.  

 

7시.

이젠 어스름이 깔려버린 계곡이다.

쉬는 이들을 재촉하여 다시 행진을 계속했다. 말이 행진이지 숱하게 세찬  물길을 건너고   바위를 타고 건너뛰면서 내려갔다.

 

 

 이젠 더이상 느긋한 여유가 없어졌고 여산우 4명은 얼굴이 이미 어두워져 있다.

수려한 비경이 희미하게  나타나  탄성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이미 거대한 용소는 시커먼 물이 소용돌이친다.

낮에 보아도 시커멓게 보여서 무시무시하게 느껴지는 용소는 더 무섭게만 느껴지지만 차라리 잘 보이질 않아서 용감했는지도 모른다.

 

제 2용소에 오니 철골로 된 계단이 보인다. 아마 그 구조물이 없다면 계곡을 통과하긴 불가능했으리라.

제 2용소는 엄청 거대했다.

물의 깊이가 40여 미터라니 놀랍기만 하다.

 

하지만 길을 서둘러야 한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길을 재촉하여 어두운 산길을 먼저 달려 갔다.

앞서간 다른 산꾼들의 젖은 발자국과 리본들을 찾으면서 컴컴한 계곡을 아주 희미한 빛에 의지하여 갔다.

 

그러나 이젠 칠흙같이 깜깜하여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어서  후미를 기다리니 일행의 헤드랜턴 불빛이 보인다.

몇몇이 헤드 랜턴을 배낭에 가지고 있었다.  참으로 다행이다.

랜턴이나 구급약 호루라기등은 필요없더라도 배낭에 두었다가 일생  한번만 사용해도 좋다는 그말이 생각난다.

 

오늘 야등은 생각지도 않았지만 비상시를 위해 준비한 우리 팀은  다들 제대로 된  산꾼이다.

 

 

 제2 용소

 

헤드랜턴을 앞과 중간 중간 그리고 후미에서 비추면서 암흑의 계곡을 뚫고 나아갔다.

여차하면 비닐로 감싼 핸드폰이 있어서 119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하겠지만  전직 직업장교 출신도 있었고  

노련한 산꾼들이 있어서 조심하면서 길을 찾았다.

힘들어 하는 산우들을 위해 소리를 질러 용기를 북돋아 주고 즐거운 척도 했지만  내심 불안하긴 했다. 

 한참을 걸어 올라가니 용소골의 백미인 U자형 협곡에 닿게 된다.

이 협곡 중간의 계류에 매의 형상을 한 바위 하나가  있는데 매바위라고 부른다.

양쪽 모두 급준한 40여m 벽이 가로막고 있어 큰 비가 내리면 물을 피할 수 없는 곳이다.

제2용소의 물도 아찔할 정도로 깊은 곳이다. 

양옆으로 미끄럽고 높은  바위 아래 빙글빙글 소용돌이치는 까만 용소는 금방이라도 우릴 삼킬듯이

노려 보고 있는 듯하여  무시무시하게  보인다. 제 2용소 폭포도 바위지대를 올라서 통과해야만한다. 

비교적 발 디딜 곳은 있으나 고도감이 상당한 곳이다. 폭포 옆을 통과하는 고빗사위의 볼트에 슬링이

달랑 하나 매달려 있어서 손가락을 집어 넣고 건넜다.

이젠 거대한 용소도, 세찬  물길도 모르고 오직 길을 찾아 바로 앞만 봐야 하는 상황이되었다.

바위 위에서 시커멓게 보이는  용소를 보면서 움찔하기도 했다.

그래도 중간 중간에 철구조물이 간혹  보여서 다행이었다. 

한참 가다보니 길이 끊겨서 사방을 랜턴으로 살피니 산 중턱에 철구조물이 달려있어 그곳으로 가기도 했다.

 

생각지도 못한 위험한 야등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즐기는 모습도 있었다.

이렇게 된 상황에 누굴  비난하기보다는 감싸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모습에 다들 일심동체가 되었다. 

일생동안, 언제 이런  위험하고도 한 암흑의 비경을 맛볼 수 있으랴 싶었다.

 

위험한 코스를 지나서 드디어 1용소에 도착했다.  

제1용소에서  덕풍 마을까지는 약 30분이 걸린다고 하는데 야간이라서 시간이 더 걸렸다. 

헤드 랜턴을 비쳐서 본   제1용소 아래에는 먹물 같은 검은 물이 폭포 아래 소를 휘돌고 있어 보기에도 아찔할 정도다.

제1용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폭포 옆의 비스듬한 바위를 가로질러야 한다.

거리는 대략 20m 정도.  바위 아래는 검게 보이는 물이 출렁거린다. 스틱으로 대충 수심을 재어 보니 1미터가 넘는다.

하지만 소의 수심은 갑자기 깊어지기도 하는 경우가 많아서 조심스러워진다. .  이곳 중심부 수심은 는40여 미터나 된다.

이곳도 로프가 걸쳐져 있긴 하지만 조심스레 바위를 붙잡고 통과하는 것이 좋다

 

9시 15분.

드디어 야영하는 이들의 불빛이 보인다. 환성이 터져 나온다.

덕풍마을이 보이고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다들 무사하게 돌아온 것이다.

...........

 

11시 오는 중간 임원항에 들려서 회를 먹고 다시 서울로 갔다.

졸음 운전을 피하기 위해 운전하는 이와 대화를 하면서도 너무 졸려 앞차의 불이 희미해져간다.

이래서  안되지~~하면서도  눈꺼풀이 자꾸만 가라 앉는다. 

집에 도착하니 새벽 4시

 

지금생각하면 아찔했던 순간들..

물을 건너다가 물에 푹 빠지고 용소 바로 전에서 미끄러져 아찔했던 순간들.

모두가 산우들의 동지애 때문에 극복할 수가 있었다.

 

어려운  순간들마다 다들 제몫을 다해 주어서  극복해낸 산행이었다.

역시 산에서는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 하루였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덕풍계곡의 1용소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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