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Photo of KOREA/북한산(삼각산)

북한산의 가을 ( 사기막능선과 밤골의 단풍)

世輝 2008. 10. 22. 18:20

북한산의 가을 (사기막능선과 밤골의 단풍)  

2008.10.22(수)

 

 

아침에 일어나 창문 밖을 보니 가을비가 내렸나 보다.

오랜 가을 가뭄에 단비가 내려 목마른 대지는 해갈이 되었을까.

다시 밖을 보니 흐린 날씨다.

 

졸린 마음에 자리에서 뒤척이고 있는데 띠리링~하고 문자가 날라온다.

오늘 급한 용무가 있어 산행에 참석 못한다는 기별이다.

종일 가을비가 내린다는 기상예보에다가 몇몇이 못 간다는 기별을  받으니  마음이 어수선하다.

날씨도 궂은데  산행을 그만둔다고, 다들 나오지 말라고 할까하다가

그래도 산행할 산우들 얼굴을 떠올리며 집을 나섰다.    

 

구파발역에 오니 일산에 사는 산우가 차를 준비하고 있다. 온다는 비는 안오고 그런대로 맑은 날씨에 안도를 했다. 

건네주는 커피 한잔을 마시고 차를 타고 밤골로 향했다.  밤골 안쪽에 국사당 앞에 차를 대놓고  산으로  올랐다.

어느새 입구의 은행나무는  노랗게 변해가고 있었다.     

 

 

 

 

 

 

 

 

 

 

 

 낙엽이 스산하게 떨어진  등산로에는 가을 내음이 짙게 깔려 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낙엽의 감촉이 너무 좋다.

시원한 가을 바람의 감촉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정감어린 밤골을 걸어갔다.

이삼주 전에 왔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다.

정녕 서울 북한산에도 가을이 왔나 보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일까.

그리 등산객이 많지 않아 좋다. 

조용한 밤골을 타고 올라 사기막 능선을  올라타니 붉게 물든 낙엽과 단풍의 물결이 보인다.

사기막능선의 아름다움과 단풍의 물결이 조화된 모습을 보곤 모두 환호성을 한다.

 

사시사철 어느때 와도 아름다운 사기막능선이다.

북한산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곳이 숨은벽이 바라다 보이는  이곳.

이곳을 많이 와 봤지만 이렇게 완전하게 단풍으로 물든 계곡은 처음 보았다.   

 

 

 

 

 

 

 맞은편에 보이는 파랑새 능선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산이 불타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수채화로 채색했다고 표현해야 할까.  

 

수천길 낭떨어지 절벽도 옆에 있는 단풍과 조화되어   화려하기만 하다.

이 절경에 모두들 연신 사진기의 셔터를 눌러대고  있다.

우리 세명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맥주 한잔을 들이켰다.

아름다운 계절에 이 화려한 풍경을 보고  있으려니 마음은 저절로 엔돌핀이 나와서  행복감으로 출렁인다.

참 좋은 날이다..... 

 

 

 

 

 

 

 

 

 

 

 

 

 

 

 

 

 

 

 

 

 

 

 

 

 엄마고래바위

아기고래바위라고도 한다.

누군 바나나 바위라고도 하고

또 다른 이들은 돛대바위라고도한다.

이름이야 어쨌든 이곳에서 바라보는 능선의 가을 풍경도 좋다.

 

 

 

 

 

 

 

 

 

 

 

 

 

 

드디어  거대한 숨은벽 대슬랩 앞에   도착했다.  

일행이 간촐해서 바위를 타는 것도 시원 시원하게 할 수 있다. 

12시 30분경, 숨은벽과 인수봉이 보이는 바위에 앉아  여유있게 점심을 하고 밤골로 하산하기로 했다.

오늘은 우이동이나 백운대로 안가고 그냥 계곡을 따라  하산하기로 했다.

운동은 이만하면 충분하고 ,오늘은 단풍에 취하고 싶었다.

 

숨은벽 대슬랩을  오르는 이들을 보노라니 나도 오르고 싶은 마음이....

^^

언제 장비를 가지고 도전해 보아야겠다.

 

 

 

 계곡으로 내려서니 이곳은 정말 별천지.

온통 빨갛게 물든 골짜기다.

북한산의 기대하지 않은 선물에 우린 마치 가을 동화 속에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

저번 주에 왔었다는 산우의 이야기로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고 한다.

그러면 요 며칠사이에 이렇게 예쁘게 물들었을까.

 

 

 

 

 

 

 

 

 

 

 

 

 

 

 

 

 

 

 

 

 

 

 

 

 

 

 

 

 

 

 

 

 

 

마치  환상같이 단풍나무가 가득한 곳을 지나려니  갑자기 한줄기  바람이 세게  불어온다.

그 바람에 낙엽이 우수수 휘날리며 머리 위로 떨어진다.

 

이 가을이 이렇듯 낭만적인 풍경을 연출해 주다니...

역시 북한산은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구나 싶었다.

 

아름다운 가을  숲 속에서 휘날리는 낙엽을 보는 건  감동 그 자체였다.

노랗게 물든 나뭇잎, 빨간 단풍, 바람소리, 낙엽 떨어지는 소리가 어우러져서 교향악처럼  심금을 울린다.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서 휘날리는 낙엽을 맞으며 잠시 서 있었다.  

 

 

 

 

 

 

 

 

 

 

 

 

 

 

밤골의 폭포  근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셨다.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마시는 커피 맛은 은은한 향기와 더불어 내 속을 파고들어 전율케 한다.

오늘은 정말 행운처럼 찾아온 가을 날이다.

모처럼 가슴 가득히 행복감에 충만한 날이다.

 

산을 다 내려오니 퇴색해 버린 나뭇잎 사이로 빗방울이 한방울 두방울 떨어진다.

가을비가 내리려나 보다.

 

오늘은  아름다운 북한산의 가을 풍경이 내 마음을 적셔 주고 있다.

아무래도 이 감동에 며칠간 행복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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