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야기

말차를 마시면서

世輝 2009. 4. 25. 16:48

抹茶<まっちゃ>

 

 

봄비 내리는 날, 외출도 못한 채 그저 집안에서 무료하게 소일했다.

아이들이 외출하고 나니 시끌 법석하던 집안이 조용하기만 하다.

책을 읽던 아내가 말차抹茶를 만들어서 권한다.

 

 파란 차 빛깔이 너무 좋아 디카에 담아 보고 말차 한 잔을 마셔 본다.

씁쓸한 차 맛이지만 그 향기는 은은하고 깊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려시대 때엔 일반 서민들까지 즐겨 마셨다고 하는 가루차.

 

가루 말(抹) 자를 써서 말차라고도 한다. 

요즘 한국에서도 웰빙 바람이 불어 몸에 좋은 녹차를 잘 마시지만

일본 사람들은 예전부터  녹차를 즐겨 마신다. 말차는 일본에서 맛차抹茶<まっちゃ>라고 한다. 

 

 말차를 만들어 마시는 장면이 일본 영화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데 꽤 인상적인 모습이다.

 

잘 꾸며진 일본정원이 보이는 다다미 방에서 기모노 차림의 여성이 단정하게 무릎을 꿇고

차를 만들어 마시는 장면이 나오곤 한다.

 

차를 만들고 마시는 데에는 그 나름대로의 예법이 제법 있다고 한다.

말차는 새순이 나올 때 그늘막으로 빛을 차단시켜 재배한 찻잎을 증기로 찐 다음,

그대로 건조하여 일본산 맷돌로 미세하게 갈아 만든다.

찻잎 성분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데,
특히, 물에 녹지 않는 비타민 A나 토코페롤, 섬유질 등을

있는 그대로 섭취할 수 있어 건강과 피로 해소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래서 가끔씩,

순수한  파란 말차의 쓴 맛과 은은한 향기를 접해 보곤 한다.

 

차 한 잔에 사람들은 많은 의미를 두곤 한다.

차는 음료수 다른 음료수처럼 급하게  마시는 게 아니라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기도 하고,

혼자 사색을  하기도 하고,

그윽한  향기를 음미하면서 천천히 마셔야 제격이다.

 

이 찬란하게 꽃이 피는 봄날에  

은은한 향기가 퍼져 나오는 

차 한잔을 마시면서 그립고 정다운 사람들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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