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황금산
2010/9/5 일요일
9월에 접어들었는데도 아직 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태풍이 지나간 서산의 황금산을 다녀왔다.
황금산은 해발 130m의 작은 산이라서 등산을 하기엔 부족한 곳이다.
서해의 멋진 해안 트레킹을 하기 위해 거쳐 가는 산이다.
산길로 접어드니 바닷가에서 올라온 게들이 여기 저기서 한가로이 노니는 모습이 보인다.
아마도 썰물 때이라서 산으로 나들이 온게 아닐까 싶다.
태풍이 지나간 모습이 이곳에도 보여 여기 저기 아름드리 나무들이 쓰러져 있다.
산은 육산이고 완만하다.
황금산은 예부터 금(金)이 있는 산이라 하여 황금산(黃金山)이라 불렸으며, 지금도 이곳에 가면 금을 캐던 폐광이 남아 있다고 한다.
원래는 항금산(亢金山)으로 불리웠고,옛 읍지에도 그렇게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바닷가에 황금빛이 나는 모래가 많다하여 황금산이라고 했다고 하는 설도 있는데 지금은 모래가 다 쓸려나가 자갈이 많은 곳이다.
입구에서 올라가자면 산길 오른쪽에 철조망이 둘러쳐져있다. 대산산업단지가 있어서이다.
더운 날씨라서 땀을 흘리며 20여분 올라가니 산능선이 나오고 세갈레 길이 나온다.
좌측은 정상과 황금산사(黃金山祠)로 가는 길이지만 나중에 내려올 때 들리기로 하고 ~~.정상은 이곳에서 왕복 20여분 거리다.
산을 오른지 40여분에 바닷가에 도착했다. 시원한 바람이 뜨거운 햇살을 밀어낸다.
해변가로 내려가니 서해의 푸른 바다로 돌진할 것같은 모습의 거대한 코끼리 바위가 오른쪽으로 그 위용을 드러낸다.
반대쪽 해안으로 가서 그 절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어찌 저리도 코끼리 모습과 흡사할수 있을까 싶어 감탄....
이곳이 황금산 트레킹의 절정인 곳이다.
이곳에 오기 꼭 해야 할일이 물 때 알아보는 일이다. 마침 물이 빠져 있는 상태라서 최적의 해안트레킹을 즐겼다.
이곳 황금산의 진수가 해안 암벽 트레킹이다..
머리와 코 사이에 거대한 구멍이 동그랗게 뚫려 있는 코끼리 바위를 올라타고 넘어갔더니
그 다음에 나타나는 경치도 기가 막히다.
외로이 서있는 바위 섬.수십미터나 되는 깎아지른듯한 주상절리의 절벽이 거대하게 치솟았고
절벽아래 동굴도 여기 저기 많이 있다.그 절벽에는 멋진 소나무들이 서 있어 운치를 더한다.
마치 한 폭의 잘 그려진 산수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이곳은 오랜 세월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면서 리아스식 해안을 만들었고 산과 바위를 깎아내어 멋진 비경들을 만들었다.
해식(海蝕)으로 인한 기암절벽과 수많은 동굴을 보노라면 자연의 위대한 힘에 그저 감탄할뿐이다,
이곳 해변은 오염되지 않은 몽돌들이 장식하고 있어 몽돌해변으로 불리운다.
같이 간 산우들은 트레킹을 하다 말고 이곳에 바위에 붙어있는 조개들을 따느라 여념이 없다. 맛을 보았더니 짭잘하다.
어떤 이들은 해안의 작은 파도를 맞으며 물에서 놀기도 하고 헤엄치기도 한다.
코끼리 바위를 지나면 거대하고 가파른 해벽이 나타난다. 조금은 위험하지만 주의만 한다면 누구나 넘을 수 있는 곳이다.
이 해벽을 오르내리면서 보는 해안과 바다 풍경이 장관이기도 하지만 작은 스릴도 느낄 수 있다.
거대한 해벽을 타고 넘어 가니 또다른 해안이 보이고 거대한 해식동굴과 해식 창문이 보인다.
그 거대한 동굴로 들어가 보았다. 몇천년? 아니 몇만년이나 거친 파도와 풍우에 시달려 저리도 엄청난 동굴을 만들었을까.
바다의 동굴 안에는 물이 들어올 때 쓸려온 부유물과 쓰레기만 차 있을뿐이다.
엄청난 세월 속에 만들어진 자연의 조화 속에 그저 놀랄뿐이다. 뜨겁기만 한 햇빛. 바다에 몸을 담그고 있는
이들이 있지만 리더가 빨리 가자고 서두른다.
나중에 생각하니 삼십여분 정도 느긋하게 더 절경을 즐기며 바닷물에 몸을 담가도 되었는데
그저 아쉽기만 하다.돌아오는 길은 더위에 힘들기만 하다.가파른 오르막길이 힘들게 느껴지는 것은 더위,
어제에 이은 산행 피로가 누적되고 더위 탓이리라. 아침을 안먹어 허기에 힘드어하며 오른 산,
가파른 경사를 올라 간단하게 요기를 하니 달려드는 모기에 소름이 끼친다.
벌에 쏘인 이후에 몸이 더 놀라는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들린 황금산 정상엔 돌무더기 속에 정상석이 있다.
옆에는 황금산사라는 현판을 내건 사당이 있고 벌들이 이곳 저곳 날아 다닌다.벌이라면 끔찍했던 경험이 떠올라~~~얼른 자릴 피했다...
황금산사는 옛날부터 임경업 장군의 초상화를 모신 조그마한 당집이다.
어부들이 풍년이나 풍어 또는 안전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내고 치성을 드려왔다고 한다.
임 경업장군은 명나라에 구원병을 요청하러 떠날 때 태안을 거쳐 갔기에 이곳과 인연을 맺고 이곳의 산신으로 숭배되고 있다.
이 당집이 다 허물어졌는데 1996년, 기업의 도움을 받아 서산시에서 복원하여 황금산사라 이름 짓고 매년 봄철에 제향을 지내고 있다.
예상보다 빠른 산행 종료에 아쉬운 발길을 삼길포로 들렸다.
해안트레킹의 진수는 역시 날씨와 물때.맑은 날씨에 보는 푸른 바다는 정말 싱그럽고 가슴이 탁 트인다.
정말 멋진 곳이다. 강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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