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야기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보면서

世輝 2014. 1. 2. 19:00

 

 

일본은 구정이 없기에 새해 연휴가 길다.

연휴엔 티브이도 짜증 날 정도로 재미없는 프로그램만 내보내는데 이건 나만이 아니고  대부분의 사람들의 생각....

 

그래서 무료함에  가까운 도청으로 산보를 나갔다.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벚꽃나무가 늘어선  간다가와를 걸어서 구마노진자~도쿄 도청~니시신주쿠로 향했다.

 

 

 

 

 

 

따스하지만 바람이 약간 부는 정도의 날씨다.

 

가는길에 구마노 신사에 들렸더니 참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일본에서는 새해의 첫 참배를 하츠모우데(初詣)라고 하는데 새해 소망을 담으러 신사에 가는 사람이 많다.

그중에서 도쿄에 있는 메이지신궁(明治神宮)은 일본에서 참배객이 가장 많은데 매년 1월 1일~3일 동안에 무려 300만 명 이상이 참배한다.

 

300만이라니...그들이 참배하면서 내는 돈만 해도 대단한 금액이라고 한다.  

이 나라 사람들은 신앙을 떠나서 작은 소박한 바람을 가지고 하는 기원으로 신사를 찾는다.    

이를테면 한국의 제사같은 그런 관습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이런 류의 소박한 참배와는 거리가 먼 게 정치가들의 야스쿠니 참배다.  

작년에는 많은 정치가들이 야스쿠니를 참배했고 작년 말 12월 아베, 그리고 올해 신도 요시타카 일본 총무상이  야스쿠니 참배를 했다. 신도의 외조부는 구리바야시 다다미치栗林 忠道는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이오지마 전투를 지휘한 일본의 육군 지휘관이다.

아베 역시  일급 전범이었던 기시노브스케 전 수상이 외할아버지니까 그런 집안에서 자란 인간이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말 못 말릴 정도로 뻔뻔하고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가진 일본 정치가들이 너무 많다.

섬나라에 살아서 자기들만의 왕국 안에서 좁은 시야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일본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을 못 받아 왜 야스쿠니 신사참배가

문제인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다.

 

태평양 전쟁의 원흉인 일급 전범을 안치한 곳에 참배를 한다는 자체가 반성과는 거리가 먼 행위인데도

이들은 일본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이라고 항변하기도 한다.    

 

야스쿠니는 타국의 전몰자 추도시설과는 성격이 확연하게 다른 곳이다.

그래서 지난 해 일본을 방문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 등도 무명전몰자묘원인 도쿄의 지도리가 후치를 참배했다.

전범을 따로 분리하여 다른곳에 안치한다면 아무 문제도 없지만 일본 정부는 그럴 생각이 아예 없다. 

 

 

이런 곳에 총리가 참배한다는 의미는 일제가 저지른 식민 지배와 침략의 역사를 전부 부인하고

피해국 국민의 상처를 훼집는 행위로 받아들여진다

 

고이즈미나 아베같은 일본 총리와 각료가  굳이 야스쿠니를 참배하는 것은 전범이 합사 되어 있기에 

주변국들의 만류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참배를 강행하는 것이다. 물론 보수층의 지지를 얻기 위함이기도 하다. 

 

아베의 신사 참배에 대해서는 자국내 여론도 상당히 비판적이다.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만 제외하고는 보수와 진보성향을 막론하고 일간지들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신사 참배 후에 아베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약간 올라갔다는 뉴스가  황당하기만 하다.       

 

미국은 26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이웃국가들과의 긴장을 악화시킬 행위를 한 것에 실망한다"라고 비판하고

그 후 또 한차례,  이례적으로 두 번째 비판을 한다. 한, 중의 거센 반발은 예상했다며 아랑곳하지 않던 이들이 미국의 비판에는 상당히 신경을 쓴다.  

역시 강한 나라에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약한 나라에게는 거들먹거리는 일본 집권당 정치가들이다. 

 

중국 정부는 중국 국민들과 전쟁으로 피해 입은 아시아 국가들의 감정을 무자비하게 짓밟고,

역사와 양심을 거스르는 일본 지도자들을 진지하게 규탄하며 강한 격분과 항의를 표한다고  비판을 한다.

 

일본에서는 한,중만이 민감한 반응을 하지  동남아 국가들은 참배나 대하여  아무 말도 안 하지 않느냐고 항변하기도 한다.

 일본의 자료에 의하면 인도네시아 4백만, 베트남 2백만, 필리핀 111만 ,

미얀마

30만, 싱가포르 15만명이  제2차 세계대전 중 인명 피해를 입었는데 말이다.

그러나 이 침묵의 배경은 개발의 경제적 지원인데, 혹시 강한 반발을 하면 일본에 의한 경제적 지원이 끊기지 않겠나 하는  우려감에 위한 것이 있다.

그러나 지원이라는 내용을 잘 살펴보면 일본이 동남아에 제공한 것은 대부분 나중에 갚아야 하는 유상원조이고

무상원조는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 경제적 파워를 가지고 있고 가장 피해를 많이 입은 한국과 중국이 큰 목소리를 내면서

일본에게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12월 26일 일본 지상파 방송국 후지 TV에서  하루카 크리스틴이 야스쿠니 신사를 히틀러의 무덤에 빗대 논란에 휩싸였다.
유럽에서 히틀러 무덤에 참배한다면 어떻겠냐고 해서 네티즌의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

히틀러의 나치가 극악했던 것 것을 인식하면서도  일본 제국주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시아에서, 특히 조선과 중국에서  엄청난 학살과 징용, 수탈이 있었으면서도 말이다.

약 7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면서  증거를 말살하여 난징 학살과 위안부 강제 연행 등 일제강점기의 악행을 부정하는 현실이다.

     

참~~말이 안 나올 정도로 기가 막히다. 

그래도 살만한 것은 일본 내 양심세력이 건재하여서 일본 정부의 잘못된 우경화를 견제하지만 그 힘이 그렇게 막강하지는 않은 것 같다.   

 

올해 들어 아베정권은 평화 헌법 9조를 개정하여 적국에게 선제 타격을 하여 전쟁을 할 수 있도록 헌법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을 능가하는 막강한 군사력과 방위비를 바탕으로 한 자위대가 날개를 달아 선제 타격을 하는 그날은 인류의 암흑기가 될 것이다.

 

요즘 들어 일본이 하는 짓거리를 보면 일제의 망령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인터넷에서 우익들이 활약하며 노는 짓을 보면 나치즘과 같은 섬뜩함을 느낀다.        

..............

그러니까 억울하니까 부강한 국가를 만들어야 하는데 퍼주고 봐주는 무책임한 정치를 한다.

국민들은 내 밥통이 적어질 것 같으면 때나 쓰고~

 

이토록 노조가 센 나라에서 어떻게 국가 경쟁률이 높아지겠는가.....  

 

역사는 반복된다.

밖에선 강대한 일본을 외치는데 안에서는 쌈박질에 바쁘니... 

 

새해부터 이런저런 뉴스에 우울해지지만 그래도 올해는 밝게 다가 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2020년 올림픽이라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는 동경도청.

전망대에 들려 갈까 했더니 한 여직원이 방문객들에게 오늘은 쉰다고 돌아가라고 ~~~   

어제, 1.1 영업일이었는데 오늘만 쉰다고..

 

돌아가는 길에 들린 오다큐 데파트는 문전성시....,

후쿠부쿠로가 아직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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