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쿠라
2014.5.18 일요일
이번 가마쿠라 여행이 4번째.
도쿄에서 1시간 남짓한 거리에다가 일본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한 전통과 풍광이 좋아서 자주 들린다.
바로 옆 근처, 바다가 보이는 에노시마가 있는데 애들이 어렸을 때 해수욕을 하러 몇 번인가 가 봤지만
가마쿠라와 에노시마를 한 번에 다 돌아 보기엔 너무 시간이 걸리고 피곤하여 별도로 가는게 좋을 듯 하다.
JR을 타고 品川에서 환승, 기타카마쿠라역까지 갔다.
오다큐센의 프리티켓<1470엔>을 이용하면 시간이 1시간 반이나 걸리는데다가 에노덴을 갈아타는 불편함에
비싸지만 빠른 JR을 이용한다.
에노덴을 타면서 에노시마에도 가서 아주 천천히 둘러 보려면 오다큐센도 좋을 듯 하다.
화창한 봄 날씨에 휴일의 가마쿠라는 여전히 찾아온 관광객들로 붐빈다.
도쿄에서 한 시간 정도 거리인 가마쿠라는 1192년부터 1333년까지 일본의 수도로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였다.
가마쿠라는 유서깊은 절과 신사, 유적이 많아서 일본 고도(古都)의 정취가 물씬 풍겨오는 곳이다.
유서 깊은 유적뿐이 아니라 아름다운 정원과 수목들이 있는 주택과 별장들도 일본스런 전통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아기자기하고 세련된 상점가나 거리를 걷노라면 마치 교토의 거리를 걷는 듯한 착각이 일어날 정도로 비슷한 분위기다.
...............기타가마쿠라역에서 출발하여 한적한 산길 하이킹 코스를 지나 겐지야마 공원을 지나서 주후쿠지로 갔다.
누구의 별장인지 모르지만 아주 운치 있는 대문이라서 아내가 찍어보라고 해서 찍은 사진인데
연초록이 너무 싱그럽다. 역시 비싼 값을 제대로 하는 캐논의 색감이 좋다.
이 절의 은행나무가 워낙 아름 드리라서 찍었지만 비교 대상이 없으니 실감이 안 난다.
가마쿠라 곳곳에서 흔치 않게 울창하고 오래된 수령의 수목을 볼 수 있는데 부럽기 그지 없다.
늘 외세의 침략과 동족 상쟁의 역사의 고통을 겪어온 한반도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일제 말기에도 오키나와에서 유일하게 연합군과 지상전이 벌어졌을 뿐 일본 본토는 지상전이 없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주후쿠지의 이끼는 파란 융탄자를 깔아 놓은 듯한 고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이 매력적인 분위기와 연초록 터널 입구를 보기 위해 들렸다.
경치가 좋은 주후쿠지 절 입구는 수십미터의 높다란 나무들이 터널을 만들어 햇볕을 차단하여 이끼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 그늘아래서 많은 어르신네들이 화판을 놓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나이 들어서 이렇게 취미를 즐기며 산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관광객들로 붐비는 상점가를 지나서 역으로 왔다가 식사를 하고 하치만구로 갔다.
뭘 먹을까 망서리다가 정한 게 돈카츠와 시라시 동, 우리말로 하얀 잔 멸치,치어라고 하나,, 덮밥인데 가마쿠라의 명물이라고 한다.
しらす[白子]...멸치,청어,은어 따위의 치어(稚魚).
역에서 10분 거리인 츠루오카 하치만궁은 화려하다.
벚꽃나무 가로수가 길게 늘어선 와카야마 대로는 하치만구의 참배길로 유명하다
웅장하고 화려한 츠루가오카 하치만 궁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역사 유적 1001>라는 책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곳은 미나모토 요리토모가 세운 가마쿠라 쇼군 시대(1185~1333)의 수호 사당이었다.
건축 양식은 에도 시대 건축 양식을 대표한다.
또한 일본에서 가장 방문자가 많은 사당에 속한다.
가마쿠라에서도 가장 유명한 신사, 츠루오카 하치만구.
1063년 가마쿠라 바쿠후(幕府)를 연 겐지에 의해 지어진 이후 가마쿠라 시대의 정치와 문화의 중심지가 됐다.
드넓은 경내에는 주홍색 건물들과 본신전, 아치형 다리, 연못 등이 자리해 있다.
또 본궁, 무전, 약궁 등 중세의 장엄한 건물과 주변의 산이 아주 잘 어울리는 곳이다.
피곤하다며 연못 주위에 앉아 쉴테니 사진찍고 오라는 아내의 말에 홀로 하치만구로 들어섰다.
오~~럭키.
전통복 차림의 신랑 신부가 보인다.
기모노 차림의 주위사람들은 아마도 신전 결혼식에 참석하고 돌아가는 길이고..
가장 일본적인 모습이 이 사진이 아닐까 싶다.
전통 결혼식을 마친 신랑 신부가 다정하게 걸어오는 모습과 배경의 멋진 신당의 콜라보레이션........
잠깐 동안 스쳐가는 셔터 찬스라 스냅이지만 그래도 귀중한 장면...
새색시의 순백의 전통 결혼 복장을 시로모쿠라고 한다. 白無垢 (しろむく)
신부가 쓴 것은 와타 보우시.帽子(わたぼうし)라고 한다.
계절은 다시 오고 가지만 시간은 쉬지 않고 흘러 가는 무한한 반복의 연속에 정지되어 있는 모두게 찰라.
꿈같은 추억과 인생이다.
차창 밖으로 스쳐가며 빠르게 지나가는 바깥 풍경처럼 인생도 그렇게 빠르게 지나간다.
어느 철학자가 현재는 없다고 한 말이 생각난다.
현재라고 생각한 그 시점에 그 현재는 지나가고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
남는 것은 추억뿐일까.
미나모토 요리토모가 절대 권력을 누리고 만들었던 가마쿠라의 막대한 유산 속에서
예전사람들이 그랬듯이 지금도 많은 이들이 신당에 참배를 하고 소원을 빈다
궁내의 여인.
본당...이곳에서 참배객들이 동전 몇 푼이나 약간의 돈을 함에 내고 참배를 한다.
기독교가 번성치 않은 일본은 신사에서 소원을 비는 소박한 신앙이 대중적이다.
일본인들은 흔히들 죽을 때는 불교식으로 하고, 결혼식 때는 신도로 한다.
이해가 잘 안되는 이들의 종교심은 그저 하나의 관습처럼 대중에 마음 속에 살아 숨쉬는 것이다.
우리가 제사를 지내고 하는 유교적인 것처럼.
연못의 화려한 철쭉은 다 져 버리고 이제 연 꽃을 기다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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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그리 많이 찍지는 못했다.
붐비는 장소를 좋아하지 않는 아내가 피곤하다며 돌아가자고 하는 바람에........
풍경만 찍다 보니 인물 사진을 제대로 못 찍었다.
위 사진의 등장하는 인물은 풍경 속의 한 부분으로 촬영했을 뿐인데 인물에 포커스를 맞추진 못했다.
다음엔 전체적인 풍경보다는 부분적인 묘사도 해 보고 싶다.
아웃 포커싱으로 좀 다른 촬영도 해 보고 싶고...
정면이 아니라 다른 여러 각도로도 찍어 보고 싶고,,,,
햇볕이 제법 따사롭지만 살랑거리는 가마쿠라의 봄바람이 몹시 상쾌하다.
좋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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