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임곡리의 벽화와 갈등

世輝 2023. 8. 28. 22:05

오지에 속하는 충북 보은군 임곡리에는 영적인 단체들이 몇 개 있다.
교회와 연화사( 절이라고는 하는데 종파도 알 수 없는 암자 같은 곳)  또 마을 주민들이 상투쟁이라고 부르는 기를 수련하는 자들과  단군을 모시는 삼황각. 자칭  미륵불이라 칭하는 자등등. 그리고
"빛의 생명나무"라는 영성 단체가  있다.

이중에는 컬트에 속하는 집단도 있다.   (Cult  사이비 교조에 세뇌된 광신적 교단, 광신적  신자들)

솟대

올해 봄부터 "빛의 생명나무" (이하 빛생)에서 창시자  우데카 (닉)의 생가와 단체 숙소등 서너 군데 담과 벽에 벽화를 그려 놓고 주위에 물레방아와 용과 해태 등 크고 작은  조형물을 설치해 놓았다.

그리고는  우주의 에너지 힐링을 한다 하여 인터넷으로 손님들을 불러 모아 해설사로  하여금  벽화를 설명하고 氣를 받게 하고 병을 치유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행위들에 대해서 마을 주민들은 미신迷信이라 하여 반대한다.

작고 조용한 마을을 무리 지어  다니면서 벽화 속에서 에너지를 받아 치료하게 한다는 걸 주민들은 포교의 일종으로 받아들이며  황당하다는 입장.

또한 임곡리 출신들도 조형물 용과 조형물을 사탄이라고 하며 마을을 신당 화하는 걸 용납 못한다고 강력히 반대.

영성단체의 명칭은 빛의 생명나무. 우주의 빛과 생명을 의미하는 그림을 그려놓고 에너지를 받아 병을 치유케 한다고....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아주 황당하지만 병자들 입장에선 지푸라기도 잡는 심정으로 현혹되기 쉬울듯....

용과 해태가 있는 물레방아


연못을 만들었지만 단체의 의식과 불순한 의도로 만들어진 용과 해태등의 조형물이 싫다며 주민들은 반대한다. 이 땅도 강씨 종중 소유 것인데 소유자의 아무런 동의도 받지 않은 채 잡목을 베어내고 흙을 파내어 작은 연못을 만드는 등의 개발 행위가 이뤄져서 문제가 됐다.

빛의 생명나무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종말론을 믿던 단체였는데 종말이 오지 않아 내홍을 겪었다고 한다.
흔히들 종말론에 현혹되었던 자들 중에 일부는 종말이 오지 않아 떠났지만 빛생의 우데카는 종말이 오지 않은 책임을 회피하고 조직을 재정비했다.

마을회관 주위




하천 옆, 꽃을 심고

이렇게  꽃도 심고 쉼터도 운영하는 것은.. 결국 자기네들의 포교와 그 대상들의 편의를 위함이라는 게 주민들의 반론이다.

찻집.하지만 정작 주민들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빛생 방문객들이 이용할뿐..


빛의 생명나무의 숙소에는 단체 발행의 서적과 우데카라는 창시자의 글들이 있다. 창시자가 이 마을 출신.



이 단체 빛생에서는 마을회관 화장실 변기도 새로 설치한다. 이 역시 빛생 일꾼들과  방문객들을 위한 것이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여긴 빛생과는 무관한 귀촌한 평범한 분의 마당




이렇듯 귀촌한 분처럼 순수하게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거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자기네들만의 의도,  즉 우주의 빛과  기를 받아 치료를  할 수 있다는 허무맹랑한 내용을 가지고 혹세무민 하는 사이비 집단이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에너지힐링에 대한 해설 표지판



생명나무

벽화는 그저 벽화에 불과한 것.  누가 이 벽화에 우주의 생명의 기를 불어넣었단 것일까?

해태상



벽화.

다른 지역에서 지자체의 보조를 받아 벽화를 그려 놓았는데 빛생은 자체적으로 이쁘게 그려 놓았는데 왜 반대를 하느냐고 항변한다.
하지만 타 지역의 벽화는 순수한 미관과 관광을 위한 것이고 빛생의 벽화는 황당한 우주의 기치료라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것이 차이라는 걸 알까?

갈등이 커져서 민원이 들어가고 지자체는 쌍방 이야기를 들어 본다고 회의까지 주선했지만 조정이 되질 않는다.


이건, 이슈와는 무관, 우리집 마당에 올 봄 새로 심은 배롱나무에서 예쁜 꽃이 피었다.

언뜻보면 평범한, 이 돌탑 역시 기 치료의 목적으로 세워진 것이다. 아래 작은 명판에 의미가 쓰여져 있다.



어느 시골 마을이나 마찬가지로 임곡리는 아직도 마을 한가운데는 허물어진 빈집이 많이 있어 을씨년스럽다.  

유령이라도 튀어나올듯한 폐가보다는  치료라는 황당한 영적인 의도가 없는 순수한 볼거리라도 생기면 좋은 거지만...

결국 23.8.27  일요일
각지에서 모여든 임곡향우회원들과 서울교회  신도들이 확성기로 노래를 틀고 주민들과 향우회원들의 반대 서명을 받고  요란한 시위를 했다.  현수막도 달고, 마이크 잡고 빛생은 물러가라고! 그만두라고...

경찰의 순찰차도 몇 대나 오고 지자체에서도 나오고..

초기에는 단순한 마을 미화인 줄  알았는데 결국 단체의 선전과 布敎의  일환으로 이용하려는  숨은 의도가 있었던 거라며..

에너지 힐링센터라는 명칭을 사용하는데 ,
이 상태로는 마을이 에너지 힐링타운화가 되었다. 그러려면 단체의 땅에 건물과 조형물을 세워서 하면 문제가 될 게 없는데 조용한 마을을 사유화하여 도로를 오가며 布敎의 수단으로 하면 안 된다는 게 반대 측의 입장.


무성히 잡풀만 자라던 공공용지에도 꽃을 심더니 조형물을 세워 사람들에게 기를 받게 한다고 한다.

그냥 자연스럽게 꽃밭으로 두고 벽화도 그냥 두면 얼마나 좋을까... 차라리 풀밭 그대로가 좋다는 게 반대 측 입장이다

왜 이렇게 마을과 화합하지 못하고 조화를 못 이룰까.  

세뇌받은 내용을 모토로 우월감을 가진 컬트 집단은 교조의 지시에  맹목적으로 복종한다.
이 빛생이란 단체도 교조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서
주민들과 반목하면서까지 강하게 자기네들의 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종교는 원래 자기들만이 신봉하는 교리가  절대적이라 하여 타 종교나 다른 믿음을 배척하기에 편파적이다.

빛생 측은 자기네들은 종교가 아니라고 하지만 넓은 의미의 범주에서 보면  종교에 속한다. 일반인들이 바라보는 시선과 관점은 숱한 사이비 종교 중 하나.

강하게 반대하는 크리스천과 주민들과
이 빛생이란 단체는 서로 한치도 양보할 기색을 보이질 않는다.

...... 적막했던 오지마을이 빛생이라는 단체의
포교활동으로 인해 마을의 평화가 산산조각 나고 시끌벅적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