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계
산에 오르다 보면.... 본문
요즘 산엘 자주 다닌다.
등산이 나의 유일무이한 취미다 보니 어느새 등산하는 날이 기다려진다.
새로운 산엘 가는 것도 좋지만 이미 가본 산들도 늘 새롭게 날 맞이해 준다.
이제 산에 오르면서 숨 가쁜 것보다는 무릎에 더 신경이 쓰인다.
무릴 하면 또 아프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이다.
조심스러워져서 이젠 하산 시에는 뛰질 않고 되도록이면 후미에 서서 가려고 한다.
후미에 있는 이유는 또 하나가 있다.
사진 촬영때문이다.
요즘 들어 디카로 아름다운 풍경을 찍는 게 여간 재미있는 게 아니다.
아마추어지만 그래도 가끔씩 작품이라고 해도 되는 사진이 나오면 작은 희열에 젖기도 한다.
사진을 찍다 보면 후미에 쳐질 수밖에 없다.
그래도 여기저기 산을 보면서 주의 깊게 관찰을 할 수 있어진다.
그냥 숨 가쁘게 오르다가 도망치듯 하산하는 게 아니라 산의 멋을 바라볼 수 있는 게다.
바람소리도 듣고 계곡의 물소리도 듣고 이름 모를 새소리도 듣다 보면 작은 행복감에 빠진다.
땀이 이마에서 뚝뚝 떨어지도록 힘들게 산을 오르는 것도 좋다.
운동을 별로 하지 않아서 땀을 흘릴 일이 별로 없었던 내게 몸을 움직이고 땀을 배출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건강해지는 것 같아서이다.
산에 오르면서 5kg 정도 체중 감량도 했다. 오랫동안 염원해 왔던 체중 감량에는 성공했지만
무릎 상태가 별로 안 좋아졌다.
산악회 사람들과 산을 다니다 보면 뒤풀이라는 게 있다.
산행 후 술자리를 마련하는데 기름진 안주와 술이 건강을 해치게 한다.
난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웬만하면 뒤풀이를 사양하게 된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나도 술을 좋아하지만 건강상 좋지 않기 때문에 사양하는 게다.
자제한다는 편이 옳은 것 같다.
그러나 적당한 뒤풀이는 서로 간의 친목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더할 수 없이 좋다.
산악회에서 가는 산행은 사람들과의 만남도 즐겁다.
어느 정도 안면이 트이고 나면 반가워지기도 한다. 산에 한 번 오르면 쉬이 사람들과
친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때로는 사람들과의 마찰도 생기게 된다.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만나니 이런저런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사람과 친해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무슨 일을 하고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워진다.
산에서도 함부로 상대를 깔아뭉개고 말을 내뱉는 사람들, 우쭐해서 잘난 척하는 사람들,
작은 실수에도 심하게 힐책하는 사람들, 말로써 상처를 주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유머라든가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말들이야 얼마든지 좋다.
하지만 수준에 맞지 않는 사람들과의 산행은 고역이 될 수도 있다.
며칠 전 산행에서도 그런 이를 만났다. 심히 불쾌했지만 나 자신이 그곳에서 쏘아 부쳤다면
다른 이들과도 서먹서먹해지고 분위기가 좋지 않아 지기 때문에 참고 말았다.
얼마든지 다른 말로도 부드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을 왜 그리 심하게 이야기하는 것일까...
그것도 한참 동생 같은 사람이......
나 자신도 함부로 말을 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분위기를 흥겹게 하려고 유머를 섞어서 내뱉지만 상처를 입은 이는 없을까?
무례해서 싫어하는 이들은 없을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