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모임이나 술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필수가 된 지 오래.
오늘은 산악회 뒤풀이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본다

산을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것은 2007년부터니까 약 17년 정도 된듯하다. 힘들지만 즐거운 등산을 마치고 나면 의례 뒤풀이로 술자리가 있다. 식사와 술.
참가자가 식사만 하고 술을 안 마셔도 같이 동석하면 술값을 나눠서 내야 하는 불합리한 관습이 존재한다.
뒤풀이에서 1차는 대장과 총무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1/n, 이게 노래방이나 술집으로 가는 이차로 넘어가면 남성들이 부담한다는 룰도 있다.
술꾼들은 즐거운 자리에서 그까짓 술값 좀 나눠서 내라고 하지만 ㅜ 입장을 바꿔 보면 자기네가 마신 술값을 타인에게 덤터기 씌우는 거야말로 쪼잔한 짓 아닐까?
물 만난 물고기처럼 주당들은 마시고 또 마시고... 어차피 술값이야 나눠서 낼 것이니 부담도 안되고..
생각해 보니 술자리에 여간해서 잘 가지 않는 나도 십여 년 이상을 의도치 않은 술값 찬조하면서 산이나 여행모임을 다녔다. ㅜ
가끔 깔끔한 무알콜파 여자 대장들은 식사비만 각자내고 술은 각자 계산하라고 한다. 이렇듯 술은 따로 본인이 내게 하면 술을 덜 마시고 술 취한 사람들이 적어진다.
물론 근교산행 뒤풀이는 자발적인 참여로 안 가면 그만이지만 원정산행을 가게 되면 산행 후 필히 뒤풀이가 있다.
건강을 위해서 산을 오르내리며 운동했는데 건강에 안 좋은 술로 몸을 혹사시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어떤 사람은 뒤풀이가 없는 등산은 노가다에 불과하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한다. 등산보다 술자리가 더 당겨서 참여하는 사람들도 많다.
술 마시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서로 친밀도가 쌓여 친해지고, 드물지만 커플이 되기도 한다. 뒤풀이에서 역사가 이루어진다고 농담하기도 하다.
예전에는 술 한두 잔 정도는 몸에 좋다고 했지만 대부분의 연구 의학 결과는 술 한 잔도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백해무익이라는 것이다.
술 안 마시는 사람들도 배려해 주는 뒤풀이나 모임 문화가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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