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행복한 사랑을 위하여

世輝 2006. 7. 9. 11:07

 

 

 

행복한 사랑을 위하여 

 

 

 


결혼을 하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백년해로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으랴.

남녀 간의 만남은 어떤 우연 속에서 만나기도 하지만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극적인 우연이 중첩되어
만나는 것은 극히 드문 것 같다.

 

서로 열렬히 사랑해서 결혼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요즘 들어서는
서로의 조건을 따져 가면서 결혼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렇게 수지타산 다 따져서 결혼했건만 기대에 어긋나면
미련 없이 헤어지는 것도 요즘에는 흔히 볼 수 있는 경우이기도 하다.

여성에게는 백마 타고 오는 멋있는 왕자님을 기대하기도 하고,
신데렐라처럼 되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남자들도 예쁘고 공주님같은 여성을 원한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했던가.


거기에다 요즘은 경제력 있는 여성을 원하는 남자들도 꽤 있다고 한다.
그래서 전문직 여성이나 여성의 집안이 부유한 것도
신부를 찾는 조건에 집어 넣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한다.
모두가 자기보다 조건이 좋은 상대방을 선호한다.

.

.우리나라의 이혼율이 세계 2위라고 한다.
동방예의지국이고 인구의 사분의 일이 기독교 국가인 이 나라가 도대체
어쩌다 이 모양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이혼율이 워낙 높다 보니 요즘은 혼전동거란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같이 살아보지 않으면 상대방을 완벽하게 알 수 없으니
같이 살아보고 괜찮다 싶으면 결혼하겠다는 무척 이기적인 젊은이들의
사고방식이다. 서류상 이혼하는 것은 무섭지만 혼전동거는 아무도 모를 것이니
괜찮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결혼으로 인해 자기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만 가져서는 안 될 것이다.

두 사람의 노력으로 인해 사랑과 행복이 이뤄지는 것이지 결코
어느 한쪽만의 일방적인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베풀 수 있는 사랑이 더욱 절실해지는 것 같다.
이럴 때는 영화 속의 대사 한마디가 떠오른다.

일본에는 해마다 정월이 되면 많은 신작이 발표되곤 하는데
그중에 시리즈로 계속해서 나와서 일본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이 있다.
그중 하나가 북한의 고약한 독재자 김일성도 좋아했다는

"오토코와 츠라이요"라는 영화,

몇십 편의 시리즈로 나와서
인기를 얻었지만 토라역을 맡은 주인공이 사망함으로써 그 시리즈는 끝났다.

신년에 상영되는 또 하나의 인기 영화가 "츠리빠가"라는 영화인데 우리말로 낚시바보,
즉 낚시 밖에 모르는 바보라는 뜻이다.

원래 어른들이 즐겨보는 만화잡지에 나와서 대단한 인기를 얻었던
것을 영화화 했던 것이다.

 

 

시리즈가 벌써 20개를 넘었다고 한다.

줄거리는...........
배포가 크고 낚시밖에 모르는 만년 평사원인 주인공이 좌충우돌하면서 겪는 얘기이다.

회사를 다니지만 승진도 싫고 바쁜 업무도 싫은 주인공은
취미인 낚시가 최우선이다. 우연한 기회에 쓸쓸해 보이는 노인에게 낚시를 가르치며
스승과 제자 사이가 된다.

새로운 취미에 눈을 뜬 노인은 주인공과 함께 우정을 나누며 같이 즐겁게 지낸다.
그러나 한참 후에 알고 보니 그 노인은 주인공이 근무하는 회사의 높고 높으신 오너사장이 아닌가.
그러나 놀란 것도 잠시 주인공의 제자이기 때문에 사장은
말단사원인 주인공에게 꼼짝 못 하고 남들에게는 쉬쉬해가며 같이 남몰래 낚시를 즐기러 다닌다.
주인공이 대기업 사장에게 격의 없이 대하는 장면은 주종관계가 엄격한 일본의 숨 막히는 사회에서
어떤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준다고들 한다.

대기업사장과 말썽꾸러기 말단 사원과의 기묘한 관계와 우정이
현실에서는 불가능하기에 오늘날 일본관객들은 대리만족을 느끼는 줄 모르겠다.
아무튼 이런저런 에피소드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 영화에서
사장이 연모하는 주인공의 부인 미치코에게 물었다.

"미치코! 당신같이 미인이고 똑똑한 여자가 어떻게 해서 저런 낚시 밖에
모르는, 가망 없는 녀석 하고 결혼했어? "

미치코가 대답하기를,
"내가 프러포즈받았을 때의 한마디 말에 넘어가고 말았지요."

 

그 한마디의 프러포즈.
" 미치코!!! 나와 결혼해 주겠소?
나와 결혼해 주면 당신은 행복할 거라고는 장담 못하지만 나는 행복할 겁니다."

이 영화 속의 미치코의 한마디는 그 후 잠시 세상에 유행이 되었다.
자기가 행복해질 것보다자기가 있음으로 인해서 상대방이 행복하게 될 것이라는
그 따뜻한 마음이 각박한 이 세상을 환하게 비춘다.

요즘 들어 애들이 부쩍 커가는 걸 느끼면서 만남과 결혼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게 된다.

 

 

................................. 2006년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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