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6년 9월30~10월 1일 10시 강변역 앞 테크노마트출발
*소요시간 : 14시간 (휴식 포함)
*산행코스 : 소공원-비선대-마등령-공룡능선(나한봉-1275봉-신선봉-무너미고개)
-천불동계곡-비선대-소공원
설악에 가기 위해 토요일 저녁 10시에 강변역으로
향했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흥겨운 도심의 밤풍경이 인상적이다. 아직도 더위가 다 가시지
않아서 약간 후덥지근하다.
도착하니 벌써 다들 버스에 자리잡고 반갑게 맞이해 준다.
버스는 서울의 밤을 뚫고 국도를 타고 강원도로 질주한다. 늦은 시각이라 그럴까. 그리 붐비지
않는다. 잠시 눈을 붙이라고 버스안에선 소등이 된 상태.
햐야로비님이 직접 담았다는 오디 주를 가지고 뒷 좌석으로 와서 같이 술판을 벌였더니
몇명이 합세한다.
이제 눈을 붙이기는 다 틀렸다.
예상외로 설악에 빨리 도착했다.
밖에서 라면을 끓인다. 시원한 국물을 마시고 있노라니 잠이 확 달아 난다.
새벽2시 20분
A팀 13명은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우린 싸늘한 밤공기를 뚫고
설악의 품안으로 겁없이 돌진을 했다.
설악산.
백두대간이 금강산에서 향로봉을 거쳐 진부령을 남으로 내려오다가 첫 번째 금강산의 형제벌인 산을 만나게 되니 이 산이 설악산이다.
음력8월 한가위에 덮이기 시작하는 눈이 하지에 이르러야 녹는다 하여 설악이라 했다는 설악산은 신성하고 숭고한 산이란 뜻으로 설산(雪山) 설봉산(雪峯山)이라고도 한다.
..........
사방이 고요하기만 하다.
암흑의 그 길 속에 등산객들의 헤드랜턴만이 번쩍일뿐이다.
스완이님이 앞장서서 걸어가신다.
다들 얼굴을 보니 비장한 각오를 지닌 것 처럼 보인다.
공룡을 잡겠다고 나선 13명의 전사들.
고되다고 소문난 13시간의 산행.
두런 두런 이야기를 하면서 나선지 40여분.
우린 비선대 산장에 도착하였다. 주위에는 오직 물소리가 들릴뿐 사방은 고요하기만 하다.
누군가 옆에 비경이 있다고 설명을 해주어도 아무 것도 보이질 않는다.
조금씩 산꾼들이 붐비기 시작한다.
옆에 있는 강바람님에게 근사한 이야기를 해준다고 했지만 반응이 시원찮다.
뒤에선 화끈하지도 않은 이야기에 실망을 했다고 푸념이 대단하다. 음....
얼마나 걸어 올라갔을까.
그저 오르고 또 오르는 급경사길만이 있을뿐이지만
아예 아무것도 보이질 않으니 차라리 낫다 싶다.
한참을 올랐을까.
점검을 해 보니 스완이 님이 보이질 않는다.
한참을 기다려도 오질 않는다.
우리가 오르는 곳곳에 어둠 속에 보이는 비경도 대단하다.
낮에 봤으면 얼마나 대단할까.
어둠 속에서도 우린 즐거웠다.
다들 힘들까 봐서 [작지만 단단한 사람]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래도 다들 피곤한가 보다.
그저 오르고 또 오르는 길이니....
아마도 낮에 그 엄청난 깔딱 고개를 보면서 갔다면 포기를 했을거라고들 한다.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는데 근처에 금강굴이 있다고하지만 그림의 떡.
지금 가 보았자 어둠 속에 파묻혀 있을 것이다.
그 엄청나게 험한 마등령 오름길(비선대0.7km,마등령2.8km)을 지나니
조금 길이 좋아지다 싶더니,
다시 버럭길이 이어지다 계단이 나타난다.
희미하게나마 사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안개가 있어 일출은 보질 못했지만 빛은 어느새 우리 곁에 스며들기 시작한다.
마등령1.0km,비선대2.5km,에 이르니 전망판이 있다.
그 난간위 전망대에 서니 중청봉, 대청봉이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안부를 지나 마등령을 향해 막바지언덕을 올라가니 마등령(1,240m)이다.
많은 산꾼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요기를 하고 잇다.
우리도 아침식사를 하고 내려가니 오세암갈림길 (비선대3.7km,회원각대피소5.1km,오세암1.4km) 이정표가 우리 일행을 반가이 맞는다.
이제부터 공룡능선길에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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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단풍의 절정은 정상에서 산 아래로 가버렸다.
그래도 남아있는 단풍과 낙옆들 속에 우린 충분히 가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설악의 자랑거리 두 개중 하나가 바로 공룡능선이다.
공룡능선은 용아장성릉과 나란히 설악의 아름다움을 진수를 보여주는데
그 바위의 절경을 어찌 다 필설로 표현할 수 있을까 싶다.
1275봉과 나한봉그리고 신선대와 같은 빼어난 바위 봉우리가 빚어내는
기암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단풍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의 절정을 이루고 있다.
눈 앞에 펼쳐지는 공룡능선.
공룡의 거대한 등뼈를 연상시키듯 험봉이 줄기차게 솟아 이어져 있는
설악산 최대의 암릉이다.
다들 그 절경에 입을 벌리고 전율한다.
공룡능선은 화강암 봉우리들로 내설악과 외설악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공룡능선의 가파른 등줄기는 수려한 경관이 밀접한 설악의 능선 중에서 최고다.
천화대와 일곱봉우리 칠형제봉이 천불동을 향해 접해있고 설악골,
잦은 바위골등 깊은 계류를 형성하고 있다.
밝아 오는 여명 속의 마등령을 출발하여 오름길로 서니 큰 돌 버럭지대를 지나
나한봉(1,276m)에 도착한다.
나한봉에서 이십분여를 가니 긴 침니구간인데 여기서부터 공룡능선과 마주쳐 오는
사람들과의 사투가 시작된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다시 긴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공룡능선의 산길은 안부를 지나면 오르 내리막이 이어진다.
기암들이 장관을 이룬이 능선산행은 경치도 경치이지만 사람들과의 부딪힘도 대단하다.
좁은 길을 한참을 기다렸다가 지나가는 그 기다림 속에서
또 다시 나타나는 새로운 전망들.
그 번잡한 단풍구경객들의 행렬은 무얼 그리도 보고 싶어 찾아 올까?
계곡을 넘어 올 때의 그 기막힌 전망 때문일까?
그 아름다움에 숨이 막혀 온다.
가지각색의 현란한 색깔로 물들여진
그 단풍의 절정 속에 서있는 기암절벽의 모습은
우리 일행을 황홀한 도원경으로 이끈다.
마등령1.7km,회운각대피소3.4km지점에 이르니 울산바위가 보인다.
1,275m봉에 나한봉을 출발한지 2시간만에 도착을 했다.
여기서부터 신선봉까지는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가다보면 약3시간의 시간이 소요된다.
단풍이 절정에 이른 계절이어서 그런지 오고가는 이들이 너무 많다.
한명이 겨우 지날 수 있는 좁은 바위틈을 지나다 보니 몇백미터 줄을 서있는 곳도 있다.
산행을 시작한지 8시간만에 신선봉(1,218m)(회운각대피소1.1km,마등령4.0km)에 도착을 하고
간식을 먹으며 설악의 위용에 취해본다.
하야로비님이 아껴둔 막걸리를 나눠 마시니 다시 힘이 난다.
산에 오르는 이들의 인심은 후하다.
이제부터 산길은 내리막길로 이어지는 길이라고 한다.
그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 쉬며 계속 전진을 했다.
저 멀리 우리가 지나온 길을 바라다 보니 암벽들이 운무에 둘러싸여 있다 싶더니
아예 구름에 들러싸여 모습을 감춰 버린다.
이제 신선봉에서 하산하는길.
신선이 노닐며 유유자적하게 보냈을 것 같은 이 봉우리에서
문득 저멀리에 신성이 바위 틈에서 단풍놀이를 하며 장기라도 두고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십수년간을 이국의 땅에서 떠돌다가 사업이라고 한답시고 몇년간 바쁘게 살다보니
이 화려한 절경을 모르고 살아 왔다.
이제 얼마 있으면 또 다시 떠난다.
가을이 다 지나고 나서 돌아 올 여정이기에 지금 이 설악의 불타는 가을 산을 접하고 싶었다.
이러한 감상도 잠시
슬슬 지겨워지고 피곤이 엄습해 온다.
로프가 설치된 스랩구간을 지나니 회운각대피소로 올라가는 계단과
천불동계곡으로 내려가는 계단길이 있는 무너미고개에 도착을 한다.(1,020m)
회원각이 보이면서 북한산대장이 회원각에 가면 팔보채와
시원한 막걸리와 파전이 준비되어 있다고,
힘을 내어 가자고 격려 한다.
미리 도착한 해피다님이 벌써 시켜 놓고 기다린다고 한다.
그 말에 힘을 얻어 호원각에 도착했더니 반가운 b팀이 우릴 반가이 맞아 준다.
천불동계곡은 설악의 계곡 가운데 가장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골짜기로
오련폭, 천당폭포, 문호담, 이호담 등의 많은 폭포와 담소(潭沼)를 거느리고 있다.
천불동계곡은 백담~수렴동~구곡담계곡과 더불어 가장 긴 계곡이다.
예전에는 “문닫이골이”라 불렸던 천불동은 예전 함부로 들어섰다가는
빠져 나올 수 없을 정도로 험난했던 곳이다.
감히 접근하기 조차 어려운 곳이다.
지금과 같이 시설이 없었을때도 이곳의 비경을 보고자 온갖 험난한 과정을 거치고 골안에 들어섰다고 한다.
그만큼 신비하고 매혹적인 비경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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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불동계곡은 골 초입의 비선대에서부터 문수담, 귀면암, 오련폭, 천당폭등 협곡속에
수많은 비경들이 펼쳐져 있는 데다 토막골, 잦은바위골, 설악골. 칠성골. 용소골. 건천골, 염주골 등
대청봉에서 흘러내린 죽음의 계곡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지계곡이 만날 때마다
웅장함을 과시하는 골짜기인 것이다.
.
무너미고개에서 하산을 시작해 30여분을 내려오니 맑은 계곡에서
청정한 물줄기가 흘려내린다.
몇명이서 유혹을 이기지 못해 족탕을 했다.
그 청정한 물속에 발을 담그니 얼음장같이 차겁다.
단 2분을 견디지 못해 발을 뺐는데 ...
금방이라도 천상의 선녀가 하강할 것 같은 이 폭포.
그 명경수같은 물속으로 화려한 단풍이 빨려 들어갔나 싶다.
그 깨끗한 물줄기를 따라 계곡을 내려오다보니 시원스런 물줄기를 쏟아내는 무명폭포앞에 도착한다.
무명폭포를 지나 천당폭포가 나온다.
천당에 온 것같은 느낌이라서 천당폭포라 이름지었다 한다.
조금 더가니 귀면암과 양폭사에의 깍아 지른듯한 바위골짜기사이에 5개의 폭포가 연이어 떨어지는 오련폭포에 도착한다.
그 웅장하고 아름다운 폭포를 지나서 가도 가도 끝없는 바위와 자갈 길.
피곤에 지쳐 잠시 쉬고 있는데 호수님이 꾸벅거리며 존다. 밑에는 비탈길.
얼른 하야로비님이 몸을 지탱시키며 깨운다.
그래도 또 졸고 있다.
귀면암을 거쳐 잦은골 이정표(580m,비선대1.0km,대청봉7.0km)을 지나
문수담과 비선대(15:25)을 통과해 신흥사에 도착을 했다.
커다란 부처님이 우릴 미소로서 맞는다.
시계는 벌써 오후 4시를 가르키고 있다.
산을 탄지 14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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